4월 경상수지 적자 31.2억달러…9년3개월만에 최대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 /자료=한국은행

코로나19발 수출 충격이 본격화되고 연말결산법인 배당지급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4월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31억2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적자 전환으로, 2011년 1월 이후 9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4월에는 배당수지 지급 확대로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컸는데, 코로나19가 글로벌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도 큰 폭 줄면서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며 "코로나19 영향이 4월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품수지 흑자폭은 크게 줄었고, 서비스수지·본원소득수지·이전소득수지 모두 적자를 나타냈다.

4월 상품수지는 8억2000만달러 흑자였다. 흑자폭은 1년 전에 비해 47억9000만달러(85.4%) 급감했다. 4월 상품수지 흑자폭은 2012년 4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작았다.


수출은 1년 전보다 24.8% 감소한 363억9000만달러, 수입은 16.9% 줄어든 355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4월 대미, 대EU 수출(통관기준)은 1년 전에 비해 각각 13.5%, 20.0% 감소했다. 동남아(-24.7%), 중국(-17.9%), 일본(-12.0%), 중동(-20.5%), 중남미(-54.2%) 등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4월 서비스수지는 14억2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1년 전(-12억70000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이 커졌다.

내국인 해외출국과 외국인 국내입국이 모두 줄면서 여행수입과 지급 모두 급감했다. 여행수지 적자는 3억4000만달러 적자로 1년 전보다 9000만달러 줄었다.

4월 본원소득수지는 22억9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1년 전(-41억8000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전월 9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 전환하면서 4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말결산법인 배당이 집중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30억1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배당소득지급은 45억2000만달러로 1년 전(67억달러)에 비해서는 규모가 축소됐다. 국내기업 수익성 악화로 배당지급 규모도 줄어든 것이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송금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수지는 2억5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1년 전(-5억5000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이 줄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63억2000만달러 줄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6억6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5억5000만달러 늘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71억8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30억7000만달러 늘었다. 외국인 국내증권투자는 3월 89억6000만달러 감소 이후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파생금융상품은 18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50억2000만달러 늘었다.
5월 경상수지는 흑자 전환 예상
5월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경상수지는 통상 무역수지에 비해 15~40억달러 가량 높게 집계되는데, 지난달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무역수지는 4억4000만달러 흑자였다. 99개월 만에 적자를 나타낸 4월(-13억9000만달러) 이후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 겸 조사국장은 지난달 28일 수정경제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으로 4월 경상수지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며 "경상수지에는 수출입 외 다른 요인도 반영되기 때문에 5월에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지난해(600억달러)와 비슷한 57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