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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1주택자 종부세 논란, '득'보다 '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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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화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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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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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우보세]1주택자 종부세 논란, '득'보다 '실'이 많다
21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다시 '뜨거운 감자'다. 지역구가 강남 지역인 야당 의원들이 '1호 법안'으로 앞다퉈 1주택자 종부세 완화를 꺼내 들었다. 반면 정부는 20대 국회에서 처리 못한 종부세 강화 법안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종부세를 강화할 것인지, 완화할 것인지 정부 안에서도 혼선이 없지 않다. 총선 당시 여당 지도부에서 종부세 완화론이 나왔고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가세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달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종부세 부과 기준(주택 공시가격 9억원)이 정해진 후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1주택자에 한해 조정하는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공시가격 9억원인 넘는 주택 보유자는 종부세를 내야 한다. 시가 기준으론 약 12억원~14억원 주택이 해당한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정한 기준이 12년 유지돼 왔는데 그간 집값이 올랐으니 공시가격 기준도 올려야 한다는 게 정 총리 발언 취지다. 야당은 부과 기준을 12억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값이 많이 올랐으니 종부세 기준도 높여야 한다"는 논리는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실효성이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어차피 종부세가 집값 잡자고 만든 정책이니 손볼려면 정책적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

이 측면에서 보면 정 총리가 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답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종부세 부과 기준을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려도 12억원 미만의 1주택자의 세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10억원의 서울 아파트(시가 14억원 전후)라면 10억원에서 9억원(종부세 부과 기준액)을 차감한 1억원에 종부세율을 곱해 세금이 정해진다. 일반화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대략 내야 할 종부세는 20만원~30만원 선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그런데 1주택자는 장기보유할수록, 고령자일수록 최대 70%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보유기간에 따라 5년~10년 20%, 10년~15년 40%, 15년 이상 50%가 공제된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65세 10%, 65세~70세 20%, 70세 이상 30%의 공제 혜택을 별도로 받는다. 공시가격 10억원의 1주택자가 10년 보유한 60세라면 50%가 공제돼 내야할 종부세는 10만원~15만원 정도다.

지난해 기준 자가 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이 10.7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보유 공제를 평균 40%가량 받고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물론 종부세 부과 기준액을 12억원으로 올리면 공시가격 10억원의 1주택자가 내야 할 종부세는 '0'가 되지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수준보다는 세부담 감소 효과가 크지 않은 셈이다.

종부세 기준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20억~30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이 대폭 줄어 가장 큰 수혜자가 된다.

게다가 주택보유자가 내는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총액 가운데 종부세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집값에 상관없이 내는 재산세다.

사실 실효성 측면에서 '1주택자의 종부세 기준 상향'은 그렇게 첨예하게 다툴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효성은 크지 않지만 잃을 것은 작지 않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수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종부세 완화는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1주택자에 한해'라는 전제가 있지만 시장은 '규제 완화'로 읽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12·16 대책 이후 대출규제 기준인 9억원, 15억원 미만 아파트값이 각각 9억원, 15억원으로 수렴해 가는 것처럼 종부세 기준을 12억원으로 올리면 '똘똘한 한 채'의 또 다른 기준이 돼 아파트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종부세 완화론은 "집값이 많이 올랐으니 검토할 때가 됐다"는 단순한 논리로 접근하기엔 너무 많은 것이 담겨있다. 정치 논리가 아니라 충분한 숙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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