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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사이비 연설 인용 의도적?…작곡가들 "모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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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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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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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D'라는 예명으로 낸 BTS 슈가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음반 'D-2'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어거스트 D'라는 예명으로 낸 BTS 슈가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음반 'D-2'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슈가가 '어거스트 디(August D)'라는 이름으로 낸 믹스테이프 'D-2'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에 미국 사이비교주 짐 존스 육성이 들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업 작곡가들은 "짐 존스의 연설인 줄 몰랐다는 소속사의 해명이 납득할 만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지난 3일 음원 샘플(다른 음원 일부 구간이나 특정 악기 소리를 추출한 짧은 음원) 다운로드 사이트 '스플라이스(Splice)'에서 구할 수 있는 짐 존스의 연설 음원 파일에 영문 설명이 나온다며 슈가의 곡을 쓴 작곡가가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4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현업 대중음악 작곡가들이 곡에 쓰일 샘플을 받아 쓸 때 설명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관례적이라고 한다. 작곡가들이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해명에 대해 납득이 간다고 입을 모으는 배경이다.

스플라이스는 작곡가들과 프로듀서들이 미디(MIDI) 작업을 할 때 필요한 음원 샘플을 유료로 다운받는 사이트다. 현직 작곡가들에 따르면 '업계 표준'인 음원 샘플 창구다. 따라서 문제가 될 만한 음원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달에 최소 7.99달러(약 9700원)를 내면 스플라이스에서 약 100개 정도의 샘플을 내려받아 저작권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샘플을 누가 만들었는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게 작곡가들의 얘기다.

샘플 유료 다운로드 사이트 '스플라이스(Splice)'의 웹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Splice 캡처
샘플 유료 다운로드 사이트 '스플라이스(Splice)'의 웹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Splice 캡처


현업 작곡가 A씨는 이날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한 번 작업할 때 몇 초짜리 수십개의 샘플을 내려받아서 원하는 소리의 분위기인지 여부와 파형, 샘플 길이 정도만 빠르게 확인해야 작업 속도가 난다"며 "소리 듣고 고르기만도 벅차서 제목도 제대로 안 보고 필요한 샘플만 뽑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A씨는 스플라이스의 검색 방법 역시 보도 내용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디스패치는 'religion(종교)', 'speech(연설)' 등의 검색어를 넣었을 때 '어떻게 생각해?'에 들어간 5초와 6초짜리 2개의 짐 존스 연설 육성 샘플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이단 교주의 육성에 의심을 가지지 않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A씨는 "스플라이스는 해시태그로 검색되는 시스템이라 필요한 악기 이름 등으로 우선 검색하고 장르나 템포 등의 조건으로 다시 필터링하는 시스템"이라며 "문제가 된 곡의 작곡가가 검색어로 검색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색어로 검색하면 해시태그가 안 달린 샘플들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작곡가들도 연설 등 사람의 육성 샘플을 찾고 싶으면 'vocal(목소리)' 등으로 찾는다"고 덧붙였다. 짐 존스의 육성 샘플이 포함된 스플라이스의 샘플팩 'Vintage Vocals : Twisted Religion(오래된 목소리 : 왜곡된 종교)'에도 'Vocal'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A씨는 "빅히트(방탄소년단 소속사)가 '몰랐다'고만 해명하는 것이 다소 비겁해 보일 수는 있지만 짐 존스 연설 음원을 샘플링한 것이 의도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음원 작업을 해봤다면 '몰랐다'는 해명이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theqoo)에서도 현업 작곡가라고 밝힌 누리꾼 B씨가 "해당 보도는 실제 스플라이스 사용자들의 (작곡) 작업 방식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샘플 유료 다운로드 사이트 '스플라이스(Splice)'의 샘플팩 화면. 슈가의 믹스테이프 곡 '어떻게 생각해?'에 샘플링된 사이비 교주 짐 존스의 연설 샘플이 포함된 샘플팩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샘플 유료 다운로드 사이트 '스플라이스(Splice)'의 샘플팩 화면. 슈가의 믹스테이프 곡 '어떻게 생각해?'에 샘플링된 사이비 교주 짐 존스의 연설 샘플이 포함된 샘플팩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씨는 "스플라이스 사용자들 중 샘플팩의 세부 페이지까지 들어가서 세부 설명을 일일이 정독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아울러 일부 작곡가들은 PC용 프로그램을 써서 작업 효율을 더 높이는데 이 경우 웹페이지로 접속한 것보다 설명을 확인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B씨는 "웹페이지에서는 샘플을 곧바로 음원 작업 프로그램으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데스크탑 버전은 가능하다"며 "데스크탑 버전에는 샘플팩의 상세 페이지 설명이 전혀 적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B씨는 '어떻게 생각해?'가 다른 작곡가들이 작업한 결과물로서 슈가의 최종 프로듀싱을 거쳐 만들어진 공동 작업물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B씨는 "공동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모여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서 슈가가 몰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B씨는 다만 "연설문 샘플인 경우 누가 발언한 내용인지 한 번 확인해야 할 필요성은 있었을 것"이라며 "결론적으로는 슈가가 부주의했다고는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짐 존스는 신도들에게 음독 자살을 강요해 918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인 사이비 교주다. 지난달 22일 발매된 슈가 믹스테이프에서 '어떻게 생각해?' 트랙의 도입부에 짐 존스의 1977년 연설 육성이 11초 가량 삽입돼 논란이 됐다.

빅히트는 지난달 31일 "해당 곡의 트랙을 작업한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선정했다"며 "선정 및 검수 과정에서 내용상 부적절한 샘플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곡에 포함하는 오류가 있었다"고 사과한 후 음원 재발매를 약속했다. 그러자 일부 누리꾼들과 연예매체에선 "슈가가 직접 사과해야 맞다"고 요구했다. 미국 빌보드에 따르면 슈가의 믹스테이프 'D-2'는 '빌보드 200' 차트에서 11위를, 타이틀곡 '대취타'는 '핫 100' 차트에서 76위를 차지했다. '빌보드 200'과 '핫 100'은 빌보드 양대 차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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