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위험자산은 웃는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최근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을 비롯해 위험자산을 대변하는 가격지표인 호주달러와 구리 가격도 동반 강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5포인트 하락한 97.32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초 97 수준이던 달러 인덱스는 코로나19(COVID-19) 확산 영향에 지난 3월19일 102.99까지 치솟았다. 달러 인덱스가 급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자산을 찾는 시장의 수요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 인덱스는 최근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달 15일 이후 달러 인덱스는 100선 밑으로 떨어졌고,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이다.

달러화 약세 원인은 우선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막대한 유동성 공급, 미중 갈등 리스크 완화, 유로존 경기 안정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EU(유럽연합) 등 선진국 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과 더불어 경제 재개가 경기회복 기대감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현상 완화는 일단 이머징 등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소외 받았던 이머징 등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위험자산 지표로 알려진 호주달러와 구리 가격은 최근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호주 달러 환율은 지난 3월23일 1.73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3일 1.44달러를 기록하며 연초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밖에 구리 가격도 5월 말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위험자산 선호 확산은 국내 증시에 외국인이 다시 복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 당시 달러화 지수에 따라 국내 증시에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좌우됐다"며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기대로 달러화 강세가 완화되고 있어 국내증시로 외국인의 매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