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은 막았지만…촛불 든 홍콩인 수천명 모였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자유광장에서 시민들이 톈안먼 민주화시위 31주년 추모집회를 갖고 있다. 한 참가자는 '홍콩과 함께한다'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었다. /사진=AFP

4일(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톈안먼 민주화 시위 31주년 추모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AFP

홍콩 당국이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1989년 6월4일) 31주년 희생자 추모집회를 금지했지만, 수천명 시민들이 곳곳에서 촛불을 들고 모이고 있다.

4일 AFP와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홍콩인들 수천명이 도시 곳곳에서 추모 집회를 갖고 있다.

집회의 주무대인 빅토리아 공원과 주변에는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다. 뉴테리토리(New Territories), 따이와이 지역에서도 몇 백명이 촛불 들었다. SCMP는 몽콕 근처에서 일부 시위대가 30분가량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면서, 50미터 거리에 경찰들이 있었지만 물리적 대응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홍콩 당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8명 이상이 모이는 것을 막아왔고 이날 추모집회도 금지시켰다. 또 3000명이 넘는 시위 진압경찰을 배치해 이날 행사에 대비했다.

4일(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톈안먼 민주화 시위 31주년 추모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AFP

반면 집회를 주도하는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협회 측은 집회를 금지시킨 정치적인 탄압이라며, 8인 1조로 빅토리아공원에서 집회를 가진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매년 이날 톈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집회를 열어왔지만, 올해 집회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과 미국 내 격렬한 시위 등으로 인해 주목을 받았다.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여러 차례 빚어졌지만, 이를 의식해서인지 홍콩에서는 이날 아직 충돌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막기 위한 홍콩보안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했고, 이날 홍콩 입법부는 국가(國歌) 모독을 막는 '국가법'을 41대 1로 통과시켰다. 두 법 모두 중국 본토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시위대가 강하게 반대하는 법이다.

한편 이날 대만에서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집회가 열렸다. 참가자 중에는 '홍콩 지지' 의사를 표한 사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