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불법실험' 서울대병원 본격 수사…경찰, 고발인 조사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모습./사진=뉴스1

고양이를 이용해 동물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대학교 병원과 소속 교수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전날 유영재 비글구조네크워크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고발 취지와 혐의 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시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지난달 20일 서울대병원과 이 병원 이비인후과 A교수를 업무방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한 뒤 혜화경찰서에 수사지휘를 내렸다.

A 교수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인공와우 이식기'를 통한 대퇴청각피질 자극 모델 연구'를 진행했다. 고양이의 청력을 손상시킨 뒤 두개골에 인공 장치를 이식해 청력의 변화를 확인하는 내용이다.

비구협은 A 교수 연구팀이 허위 동물실험 계획서를 작성해 동물실험윤리위원회를 속이고 실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비구협은 이같은 행위가 명백한 연구윤리 위반은 물론 동물실험윤리위원과 대학교병원에 대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본다.

A 교수 연구팀은 '인공와우' 실험에서 실험용 고양이 6명을 마취하지 않고 약물로 살처분한 의혹(마약류관리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비구협은 "고양이 6마리에 마약류로 분류되는 마취제(졸레틸)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마약류 관리대장이나 식약처 마약류 통합시스템 등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고양이를 실험동물 공급업자가 아닌 개인 농장에서 공급받아 사용했다는 의혹(동물보호법 위반)도 있다. A 교수는 해당 연구를 위해 번식장으로부터 고양이들을 반입했다고 주장하지만 유기묘(길고양이)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 비구협의 주장이다.

서울대병원은 문제될 부분이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인 마약관리기록, 거래명세서 등 자료가 준비돼 있다"면서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