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공감한 문대통령 "질본 조직개편안, 전면 재검토하라"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지만 그 소속기관은 떼어내 보건복지부 산하로 두는 방안이 재검토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질병관리본부 소속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옮기고, △보건연 산하 감염병연구센터를 확대개편하는 '감염병 연구소' 또한 복지부 산하가 되는 정부조직법 개정 방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오,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자청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6.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6.04. [email protected]

왜 무늬만 승격?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질본은 방역정책과 현장대응의 최전선에 섰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의 고군분투는 외신에서 주목할 만큼 화제도 됐다. 이에 복지부 산하 질본을 '청'으로 승격해 권한을 키우자는 요구가 커졌다. 첫 청장으론 정은경 본부장이 '영순위'로 거론됐다.

이에 정부조직법이 마련됐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질본을 '청'으로 승격할 뿐 질본의 인력이나 예산 등 실질적 감염병 대비 권한은 오히려 줄어드는 '개악'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이 같은 점을 비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정은경 본부장이 "국립보건연구원은 복지부 이관이 바람직하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날 전면 재검토 지시는 이 같은 여론에 문재인 대통령이 귀를 기울이고, 어느정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조직법 무슨 내용

행정안전부는 지난3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내놨다. 개정안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보건복지부에 복수 차관이 생긴다. 1차관은 기획조정·복지분야를, 2차관은 보건·의료분야를 책임지는 형태로 구성된다.

또 국립보건연구원 산하 감염병 연구센터를 확대해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신설하고 치료제·백신의 상용화까지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그러나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소 모두 복지부 산하로 조정하는 건 질본의 청 승격에 따른 기대효과와 다른 방향이란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