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몽' 해외수익금 놓고 제작사간 분쟁, 2심서 뒤집혀…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전경 © News1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한 방송사에서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주몽'의 해외 수익금을 두고 벌어진 제작사(제작 및 판매)와 배급사(제작 및 배급)의 항소심에서 정반대의 판단을 받았다. 같은 계약서를 두고도 항소심에서 소멸시효, 정산금 채권 등이 쟁점이 돼 추가로 다퉈졌고, 법원이 배상책임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부장판사 최은주)는 드라마제작사 올리브나인이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사인 초록뱀미디어를 상대로 제기한 수익금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에게 1억4564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한 1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지난 2005년 4월 올리브나인과 초록뱀미디어는 드라마 주몽 공동제작에 관한 기본약정을 체결했다. 주몽은 2006년 5월15일 첫 방송이 됐다. 다음 날에는 올리브나인, 초록뱀미디어, 초록뱀미디어가 모 회사로 있는 한 투자주식회사는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체결했다.

계약서의 주된 내용은 제작 및 방영과 관련한 수익 배분은 드라마의 모든 제작비, 사업 추진상 경비 등 전체 제작경비를 제외한 이익금을 기준으로 초록뱀미디어와 올리브나인이 각 70% 대 30%의 비율로 배분하는 것이다.

반면 드라마 방영 중 혹은 종영 후 후속 사업의 수익배분은 사업의 원가 및 판매관리비, 투자자 등에 대한 이익배분금 등 전체 사업경비를 제외한 이익금을 기준으로 올리브나인과 초록뱀미디어가 각 70%, 30%의 비율로 배분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드라마 주몽은 2007년 3월6일 81회로 막을 내릴 때까지 인기리에 방송돼 종료됐다.

하지만 2010년 5월 정산금 분쟁이 발생했다. 초록뱀미디어가 모 회사로 있는 투자 주식회사는 드라마 공동제작 계약에 따른 정산금 채권 1억1727만원에 대한 채권압류 추심명령을 받게 됐다. 이후 두 회사는 정산금 수익 분쟁을 이어가게 됐다.

결국 2016년 7월27일 올리브나인은 "국내에서 방송이 종료된 후 해외에서 방영권을 구매하는 일이 많아져, 지난 2006년~2008년까지만 보더라도 이 드라마가 올린 수익만 18억원에 달한다"며 "2009년 기준으로 초록뱀미디어 측은 15억원의 수익금을 지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 한푼도 주지 않고 있다"며 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올리브나인 측이 낸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항소심에 이르러서는 소멸시효, 정산금 채권 등이 새롭게 쟁점으로 떠올랐다.

올리브나인 측은 "2012년 내용증명에서 정산금 채무를 승인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며 "정산금 지급 의무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은닉해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초록뱀미디어 측은 "지난 2007년 12월 올리브나인 측에 10억원을 지급한 후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종료됐다"며 "정산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해도 정산금 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돼 소멸했다"고 반박했다.

민법상 채권의 소멸시효는 5년인데, 이 기간이 도과해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에서다.

2심 재판부는 "관련 계약서 등에서 별도의 정산일은 정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순 제작비와 각종경비가 매출액을 초과하지 않는 한 방송사 등으로부터 드라마 유통 수익을 배분 받은 날로부터 성립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소장이 접수된 2016년 7월27일부터 5년 전인 2011년 7월 27일 이전에 지급받은 수익금에 대한 정산금은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올리브나인 측은 드라마 제작사업의 특성상 정산에 장기간이 소요되며, 초록뱀미디어 측이 수익금 분배 사실을 고지하지 않아 해당 기간은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정산금 채권을 행사하는데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심 재판부는 지난 2011년 7월 27일 이후 발생한 해외 판매 수익분 5억3941만원 중 부가가치세를 뺀 4억8547만원을 수익 분배 대상이 되는 금액으로 봤다. 계약서에 따라 수익금의 30%인 1억4564억원을 올리브나인 측의 수익금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해당 판결에 불복한 올리브나인 측은 상고장을 제출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