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원 "박근혜와 인연으로 정권마다 시련…檢수사 땐 협박당해"

최서원씨. © News1 박지수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수감 중인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64)가 옥중 회고록을 통해 "문재인정부가 국정농단과 다름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7일 최씨의 옥중 회오기(悔悟記) '나는 누구인가'에 따르면 최씨는 "지금 정부가 적폐청산을 앞세워서 하는 일들과 각 기관장 임명, 정책 등을 보면 그들이야말로 국정농단과 다름없는 일들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오'는 '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음'이란 뜻의 단어로 책은 최씨가 옥중에 있던 2년여 동안 육필로 쓴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출간되는 280쪽 분량의 책은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 독일 생활, 검찰·특검 관련, 재판과 구치소 얘기 등 총 8장으로 구성됐다.

최씨는 자신의 소개란에 "20대 대학 시절에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인연을 맺었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돼 근거리에 있었다"며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으로 정권마다 온갖 고초와 시련을 겪었다"고 적었다.

최씨는 회고록에서 현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금이 뇌물이라면 그 돈은 당연히 기업에 돌려줘야 하는데 지금 정부가 압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며 "현 정부는 그야말로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수감과 관련해서도 "이 정권은 독방에 갇혀 스스로 미쳐버리든지 죽든지 하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으리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말 모질고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검찰은 이를 불허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지속해서 통증을 호소하자 서울구치소는 수술과 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 입원을 결정했다.

최씨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3년 넘게 감옥에 가둬놓고 입원 요청도 매몰차게 거절하다 나중에서야 할 수 없이 입원을 허락했다"며 "스스로 감옥에서 죽기를 바라지 않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최씨는 검찰의 비난에도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 특히 검찰과 특검이 수사 과정에서 '삼족을 멸하겠다'는 등 자신을 회유·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회고록에서 "2016년 크리스마스이브에 특검에서 있었던 실랑이는 한마디로 언어폭력의 극치였다"며 "특별수사팀장인 S검사의 '삼족을 멸하겠다'는 말은 아직도 날카로운 비수가 돼 내 가슴을 찢어놓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첫 검찰 조사 때도 첨단수사부 H검사로부터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태도는 정말 오만하고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었다"며 "현 정권의 입맛에 맞춰 수사하다 보니 위압적인 태도가 누구에게나 통하고 의기양양해 눈에 뵈는 게 없는 것 같다. 박 전 대통령은 그래서 더 재판정에 못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최씨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오는 11일 최씨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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