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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 법사위, 쪼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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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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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8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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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본회의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본회의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국회 ‘상왕’으로 군림했던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쪼그라든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다. ‘당론 1호’ 법안인 ‘일하는 국회법’ 처리의 일환이다.
177석의 거대 정당이 앞장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양당 모두에서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법사위원장직을 움켜쥔 야당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상왕' 법사위, 여야 합의 법안도 '올스톱'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법’을 21대 국회 선결과제로 내걸었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가 핵심이다. 민주당의 ‘일하는 국회 추진단’(한정애 단장)이 법안 작업을 주도한다.

그동안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권을 앞세워 ‘상왕’ 노릇을 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여야가 17개 상임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특별위원회 제외)에서 합의한 법안을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를 이유로 계류하거나 뜯어고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단원제를 채택하는 한국 국회에서 법사위가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다.

행정력 낭비도 문제다. 법사위 위원들은 법안 심사를 이유로 각 주무부처 장관을 소환한다. 이들을 앞에 두고 정쟁을 벌이는가 하면 개인적 주장을 펼친다. 법사위 회의 전날 각 부처 공무원들이 각 의원실에 ‘읍소’ 전화를 돌리는 풍경도 반복됐다.

이같은 부작용에 대해 양당 모두 인지하고 있다. 그동안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양당 모두에서 나왔다. 여당은 폐지를, 야당은 반대를 주장했다. 여야가 공수를 교대하면 입장을 뒤집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일하는 국회 추진단장이 이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7감담회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하는 국회 추진단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일하는 국회 추진단장이 이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7감담회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하는 국회 추진단 전체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도, 통합당도 '여당' 때는…


김성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여당 시절인 2015년 4월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없애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신, 국회입법지원처 등 국회 내 별도 기구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당시 법사위원장직을 맡았다.

김 전 의원은 “법안 등의 사실상 중복심사를 하도록 해서 효율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전문적인 소관 상임위의 의결 사항을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개연성이 다분하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국회 운영위에 상정된 후 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 역시 여당 원내대표 시절인 2018년 1월 유사한 취지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을 없애는 한편, 각 상임위에서 개별적으로 체계·자구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우 의원은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를 이유로 법안의 본질적 내용까지 수정하거나 장기간 계류돼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은 운영위 4차례 회의를 거쳤으나 20대 국회가 끝나면서 폐기 수순을 밟았다.



'177석' 민주당 "이번엔 기필코…"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는 그동안 야당 반대로 무산됐으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177석의 민주당은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인다.

입법을 통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동시에, 국회법을 근거로 법사위원장을 여당 몫으로 가져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여당 의원이 법사위원장직을 맡으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손대지 않아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민주당 출신의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이 선출된 것도 민주당으로선 호재다. 국회법 48조에 따라 여야 원내대표는 선거 후 첫 임시회 집회일 2일내 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해야 하는데, 요청이 없으면 의장이 선임한다. 이들 상임위원 중 본회의 선거를 거쳐 상임위원장이 선출된다.

박 의장은 지난 5일 김태년 민주당·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를 초청해 원만한 협상을 당부하면서도 “빠른 시일 내 합의 이루지 못하면 의장으로서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이 이달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이 이달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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