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쉼터 소장 사망…윤미향 검찰 수사 차질 빚나

7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2020.6.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검찰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부실 회계 및 기부금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정의연이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60)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검찰의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주 정의연 '안성 쉼터' 압수수색 등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던 검찰은 A씨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7일 오전 긴급히 입장문을 내고 고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사실이 없다며 흔들림 없이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이 차질없이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도 계획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쉼터소장, 압수수색 이후 힘들어해"…검찰 "흔들림없이 진상규명할 것"

7일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60)가 6일 오후 10시35분쯤 주거지인 파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 유서는 없었으며 현재로서는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일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정의연의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과 안성쉼터를 정의연에 매각했던 건설사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던 검찰은 A씨의 부고가 알려지며 변수를 맞게 됐다.

앞서 정의연은 A씨가 소장으로 있던 '평화의 우리집'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어, A씨의 사망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정의연의 반발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1일 정의연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A씨가 소장으로 있던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정의연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길원옥 할머니가 있는 쉼터에 영장을 집행하러 온 행위는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며 인권침해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A씨의 부고가 전해진 이날 오후에도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평화의 우리집' 앞에서 "고인은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며 "특히 검찰의 급작스런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하셨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A씨의 사망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오전 A씨의 부고가 알려지자 "'평화의 우리집' 소장 사망 소식과 관련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서울서부지검은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며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윤미향 의원 수사 계획대로 진행될 듯

검찰이 차질없이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당초 검찰이 윤 의원을 당선인 시절이나 '불체포 특권'이 생기기 전인 국회 개원 이전에 불러 수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지난 5일 국회가 열리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정의연 관련 기초수사가 정리되는 대로 의혹의 핵심인물 윤 의원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지난주 안성쉼터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윤 의원에 대한 소환도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 또한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검찰 수사를 피하지 않을 것이며 검찰이 소환한다면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윤 의원이 검찰 소환에 동의해 자발적으로 조사에 임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현재 윤 의원이 개인계좌를 이용해 기부금을 받아 유용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해 윤 의원의 개인계좌와 법인 대표 시절 거래 내역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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