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글에 신발신고 킁킁…'CSI 강아지' 아시나요?

채취증거견 '폴리' /사진제공=경찰인재개발원 경찰견 종합훈련센터

"찾아, 찾아, 옳지."

채취증거견 ‘폴리’가 지난 11일 ‘경찰견 종합훈련센터’ 내부에서 책상 밑 서랍 쪽에 코를 대고 움직이지 않았다. 짖지도 움직이지도 않은 채 가만히 코만 대고 있었다. 코를 댄 지점에 인화성 물질이 있다는 신호다.


방화탐지견으로도 불리는 ‘폴리’는 화재현장에서 방화범이 사용한 인화성물질을 찾는다. 휘발유나 경유, 시너 등 8가지 인화성 물질을 탐지할 수 있다. 화재현장에서 인화성물질이 발견되면 경찰은 화재의 원인을 실화(실수로 발생한 불)가 아닌 방화로 추정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채취증거견 '폴리'가 훈련장에서 인화성 물질을 찾고 있다. /사진제공=경찰인재개발원 경찰견 종합훈련센터

폴리는 인화성 물질을 찾으면 짖거나 앉지 않고 가만히 코만 대고 있는 훈련을 받았다. 짖거나 앉으면 자칫 증거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폴리가 가만히 코를 대고 있으면 경찰은 그 부분의 증거를 수집해서 국립과학수사대로 보내 감정을 받는다.


화재현장은 이미 불이 발생한 후여서 방화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폴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폴리는 위험한 화재현장에서 눈과 발을 분진과 화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항상 고글과 신발을 착용한다. 어느덧 폴리의 상징처럼 됐다.


한국 최초 '경찰견 종합훈련센터' 개소...16주 훈련 받으면 현장투입
경찰인재개발원은 지난 11일 경찰 최초의 경찰견과 운용 요원의 전문 양성·교육 기관인‘경찰견 종합훈련센터 신축 개소식’을 열었다. 개소식에는 민갑룡 경찰청장도 참석했다.

경찰견은 1973년 ‘수사견’이라는 이름으로 13마리를 최초 도입했다. 1983년 서울경찰특공대 창설을 시작으로 전국 13개 경찰특공대에서 탐지반을 운영해 폭발물 탐지와 안전검측 활동을 하고 있다.

2012년에는 과학수사 분야에서도 채취증거견을 도입하여 실종자 수색과 증거채취 영역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폴리와 같은 방화탐지견은 지난해 7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설 관람 및 견 훈련 시범을 참관하는 민갑룡 경찰청장 /사진제공=경찰인재개발원 경찰견 종합훈련센터

새롭게 건립된 경찰견 종합훈련센터는 △관리동 △견사동 △실내훈련동과 야외훈련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약 4만2975㎡(1만3000평) 규모다.

관리동에는 훈련업무를 총괄하는 행정실과 경찰견 치료를 위한 진료실을 갖추고 있고, 견사동은 총 80마리의 경찰견을 수용할 수 있다. 냉·난방시설로 쾌적한 환경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위생관리에도 빈틈없다.

실내훈련동과 야외훈련장에서는 환경적응훈련, 인지훈련 등 경찰견의 분야별(폭발물·수색·마약 등) 훈련 환경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16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면 경찰견은 현장에 투입된다. 훈련을 마친 경찰견들은 폭발물 탐지, 범죄·수사, 마약 탐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게 된다.

경찰인재개발원 관계자는 “한국 최초의 경찰견 종합훈련센터가 신축됨으로써 체계적인 경찰견 양성으로 원활한 경찰견 수급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경찰견 및 운용요원의 양성교육과 연구의 중심지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