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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 vs "떨어뜨릴 의도"…국제중 '지정 취소'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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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1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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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도 조사 결과 같아도 경기·부산은 15점, 서울은 6.3점 '국제중 폐지' 내건 조희연 서울교육감 "평가는 엄정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대원·영훈국제중학교의 지난 5년간 운영성과에 대해 '낙제점'을 주고 내년부터 일반중학교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두 학교 모두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0일 두 학교에 대한 '지정 취소'를 추진한다고 발표하고 나아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모든 국제중학교를 일반중학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평가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 입장은 정반대다. 평가는 2015년부터 시작했는데 평가 지표는 지난해 12월 바꾸면서 행정상 신뢰보호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2014년 교육감 선거 때부터 '국제중학교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조 교육감의 정치 논리가 투영된 결과라며 비판하고 있다.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 같아도 경기·부산은 15점, 서울은 6.3점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대원·영훈국제중학교)과 부산시교육청(부산국제중학교), 경기도교육청(가평 청심국제중학교) 등은 올해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평가(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수를 70점(100점 만점)으로 5년 전 평가보다 10점 높였다.

이 때문에 재지정 기준이 엄격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우수' '보통' '미흡' 등 3단계 평가의 배점을 조정해 29개 항목에서 모두 '보통'만 나와도 70점을 받아 재지정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대원·영훈국제중학교는 기준점수 상향은 시도교육청 공통 사항이라 불만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평가 방식을 보면 서울 국제중학교가 타지역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평가에서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를 각 3점씩 9점 만점을 부여했다. 5년 전 평가에서는 각 5점씩 15점 만점이었고, 경기도·부산시교육청은 이번에도 15점 만점을 적용했다.

특히 경기도·부산시교육청은 만족도 평가에서 '4.0 이상'만 나오면 만점을 주지만, 서울시교육청은 '4.5 이상'인 경우 만점을 줬다.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에서 각각 4.4점이 나왔다면 경기도·부산시교육청 평가에서는 15점을 받지만 서울시교육청 평가에서는 6.3점에 그친다는 얘기다.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원' 항목도 서울시교육청 기준이 더 엄격하다. 해당 평가에서 80만원 미만은 1.2점, 80만원~100만원은 2.1점, 100만원 이상은 3점을 부여했다. 5년 전 평가에서는 50만원 이상이면 3점을 줬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에도 50만원 이상이면 3점을 주고, 부산시교육청은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원 정도를 따로 평가하지 않는다.

대원국제중학교 관계자는 "1인당 교육비 지원 평가에서 인건비와 목적사업비를 아예 배제한 것도 문제"라며 "국제중학교는 영어·제2외국어 수업을 위한 원어민 강사 채용 등에 크게 투자하고 있는데도 교육비 지원으로 보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5년 전 5점에서 올해 10점으로 배점이 커진 '교육청 감사 지적 사항에 따른 감점' 부분에서도 경기도·부산시교육청의 경우 정량평가만 시행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정성평가까지 실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격차 해소 노력, 수업 개선 노력, 사교육비 절감 노력 등은 정량평가에서 감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내·외부 평가위원들이 정성평가에서 대체로 낮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교육 양극화 막아야" vs "교육감의 정치 논리"

대원·영훈국제중학교의 재지정 평가 탈락 이후 교육계에서는 상반된 목소리가 나온다.

공교육 정상화 측면에서 부모의 경제·사회적 지위에 따른 분리교육이 이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한편 특정 이념이나 성향에 따라 학교 운영이 좌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좋은교사운동은 지난 12일 논평을 내고 "국제중 지정 취소 진행은 교육정상화를 위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소수의 아이를 분리시킨 교육은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사회적 소양을 키울 기회를 빼앗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등록금보다 많은 교육비를 낼 수 있는 계층이 국제중을 명문대를 가기 위한 코스로 밟고 있는 것은 교육이 양극화의 도구로 전락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30개 교육시민단체가 연대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도 "설립 때부터 '귀족학교'라는 지적을 받은 서울 국제중이 일반중으로 일괄 전환되는 것은 자사고·외고·국제고 등의 폐지와 마찬가지로 순리에 따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제중학교가 입시 위주로 운영되거나 특권층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는 해결해야 하지만 특성화중학교의 설립과 운영은 법령과 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특성화중 일부가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된다면 설립 취지를 달성하도록 계도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런 과정은 생략한 채 특정 교육감의 이념이나 생각에 따라 제도를 편의적으로 운영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평가 기간 도중 기준을 변경한 것은 국제중학교들이 기준에 맞춰 학교를 운영하도록 대비하게 하는 것이 아닌 재지정에서 탈락하도록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대원·영훈국제중학교는 행정절차법 제21조 등에 따라 이달 중 청문 절차를 밟는다. 두 학교는 청문을 통해 평가의 부당함을 적극 소명한다는 계획이다.

청문이 끝나면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두 학교는 만약 교육부장관이 지정 취소에 동의할 경우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정에서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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