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나무 에이즈 '과수화상병' 전국으로 번지나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지난 달 발생한 '과수화상병' 확산이 멈추질 않고 있다. 방제를 위해 많은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지만 피해농가는 계속 발생하는 추세다.

농촌진흥청은 충북 충주에서 첫 발생한 과수화상병이 인근 경기 안성, 충북 제천, 충남 천안, 전북 익산 등으로 확산되고 있어 이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달 충주지역 사과 과수원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나타난 과수화상병은 피해가 확산되면서 지난 14일 현재 409개 농가, 235.7ha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과수화상병 발생 농장은 충주 275곳, 안성 21곳, 제천 87곳, 음성 9곳, 천안 5곳, 익산 2곳 등으로 작년 발생 건수와 피해 지역을 이미 넘어섰다.

이번 과수화상병은 그동안 발생한 적이 없었던 전북 익산시에서도 확진사례가 발견되는 등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최대 사과단지인 경북 영주에서 과수화상병 의심신고가 접수되는 등 방제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전북 익산 등 비발생 지역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고, 타 지역에서도 의심신고가 잇따르자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조정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위기단계 '경계'에서는 과수화상병 발생시군에만 설치된 대책상황실이 확대·운영된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도(道)와 사과·배 주산지 시군, 발생 인접 시군까지 설치된다.

국내 과수화상병 발생은 2015년 처음 확인됐다. 그동안 충주, 제천 등지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이후 방제당국이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미 과수화상병 바이러스가 토착화 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 겨울과 올 봄철 평균기온은 각 1.2도, 11.6도로 평년보다 2.7도, 0.6도 더 높았다. 지난 달부터 주당 2~3회 가량 비까지 내리면서 습도가 높아진 것도 화상병이 발현하기 좋은 조건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과수화상병은 세균성 병으로 조기발견이 어렵고,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어 적극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과수화상병으로 인한 피해 확산을 막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