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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동네 대형마트는 안녕하십니까?[송정렬의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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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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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명 정도 되는 지방도시에 있던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지역상권도 다 죽는다." 지난해 10월 머니투데이가 주최한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인구문제 전문가로 꼽히는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던진 살벌한 경고다. "10년 전 대형마트가 늘어날 때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각종 규제를 만들었는데 최근엔 상황이 달라져서 문을 닫는 대형마트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현재. 대형마트의 현실은 당시 경고보다 더 암울하다. 이달 초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본사가 위치한 광화문의 한 건물 앞. "MBK는 대량실업을 양산하는 밀실매각을 즉각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실적악화에 빠진 홈플러스가 자산유동화를 위해 안산점, 둔산점, 대구점 등 3개 매장의 매각을 추진하자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규탄집회에 나선 것이다. 폐점 방식의 매각이 이뤄질 경우 3개 매장 직원 수천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3개 매장 직원들의 실업 공포를 없애기엔 역부족이다.

노조는 경영위기의 책임을 MBK로 돌렸다. 배당성향 165%의 과도한 배당이 경영악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이다. 대주주나 경영진의 책임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대형마트 경영부진의 본질적인 원인은 온라인 쇼핑의 확산과 과도한 오프라인 유통규제에 있다. 온라인에 밀리고 규제에 치이는 대형마트의 현실을 노조라고 모를 리 없다.

배당부담과 거리가 먼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실적도 말 그대로 죽을 쑤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비 67% 줄었고, 롯데마트는 영업적자를 냈다. 사실 홈플러스의 노사갈등은 예고편일 뿐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향후 3~4년간 7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의 30%인 200여개를 정리키로 했다. 올해에만 백화점 5개, 대형마트 16개, 슈퍼마켓 75개 등 총 121개 매장을 닫을 계획이다. 전례 없는 거대한 구조조정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타까운 것은 지역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모습이다. 당장 지역구 국회의원은 홈플러스에 안산점 매각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안산시가 행정권한을 통해 제동을 걸어야한다는 주장까지 곁들였다. 안산시도 "지역주민 등의 의견수렴을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방적인 매장철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엄포는 타당한 것일까. 소비자들도 원치 않는 월 2회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는 그동안 대형마트의 손발을 꽁꽁 묶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보호한다며 신규 출점도 가로막았다. 이런 규제 대못들에 대형마트가 신음할 때 그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가. ‘대형마트 vs 전통시장'이라는 쌍팔년도 규제철학으로 점철된 유통산업발전법 폐지를 한번이라도 외쳐봤는가. 코로나19로 손님이 사라진 대형마트에서 일부러 장이라도 본 적은 있는가. 왜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마트는 제외하느냐고 따져봤는가. 그래놓고선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손을 들자 '누구 마음대로 문을 닫냐'고 윽박지르는 꼴이다. 도대체 어쩌라는 말인가.

여러분 동네 대형마트는 안녕하십니까?[송정렬의 Echo]
유통시장은 이미 온라인 세상이다. 존폐위기에 내몰린 오프라인 유통업체 입장에서 실적부진 등 비효율적인 매장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살기 위해선 알짜매장도 팔아야할 처지다. 지난해 조 교수는 이렇게 조언했다. “변화된 사회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정책은 과감하게 바꿔야한다.”

지역경제에 대형마트의 폐점이라는 쓰나미 경보가 울려대고 있다. 수천 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심지어 아파트 가격도 떨어질 것이다. 지자체장이나 정치인들이 변화된 유통시장환경에 주목하고 이전과는 달라져야하는 이유다. 오늘(17일) ‘2020년 인구이야기, 팝콘’이 열린다. 그곳에서 펼쳐질 변화된 세상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기를 그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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