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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누르니 인공파도 '넘실'…"5G 무인선박 실험도 여기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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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삼동(부산)=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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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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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수리실험동 가보니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 수리실험동에 설치된 평면(3차원, 45.3m·44.5m·1.2m )조파수조/사진=KIOST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 수리실험동에 설치된 평면(3차원, 45.3m·44.5m·1.2m )조파수조/사진=KIOST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금까지 관측된 파도 중 가장 높은 파도의 최대 파고(파도의 높이)의 공식 기록은 29.1m이다. 아파트 1층 높이가 대략 3m이니 이 정도면 대략 10층 높이다. 17년 전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마산항에서 관측된 최대 파고는 15m였다. 이런 큰 파도나 해일로 인한 해안가 피해를 막기 위해 테트라포드(원통형 4개의 뿔 모양의 콘크리트 블록) 등을 방파제에 설치한다. 테트라포드의 생김새는 어딜 가나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지역마다 파도의 힘에 따라 크기·무게가 다르고 설계방식도 차이가 있다.

오상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적절한 크기와 무게의 테트라포드를 놓지 않으면 파도의 힘에 견디지 못하고 다리가 부러지거나 통째로 바닷속으로 굴러 떨어지게 된다”며 “테트라포드를 만들기 전 파도 높이와 힘을 미리 계산한 후 이를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무게와 크기를 계산해 만든 미니 테트라포드 모형을 조파 수조에 넣어 실험해 본다”고 말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 수리실험동에 설치된 단면(2차원, 길이 50m·너비 1.2m·높이 1.5m) 조파수조/사진=KIOST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 수리실험동에 설치된 단면(2차원, 길이 50m·너비 1.2m·높이 1.5m) 조파수조/사진=KIOST

파도를 일으키는 장치를 ‘조파기’라고 하고, 조파기를 이용해 파도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을 ‘조파수조’라고 부른다. 파도 높이와 길이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이 시설이 국내에선 부산 영도구 동삼동 소재 KIOST 수리실험동에 설치돼 있다. 약 4000㎡(1211평) 면적에 인공바다라 불리는 평면(3차원, 45.3m·44.5m·1.2m )조파수조가 실험동 정중앙에, 보다 간단한 실험이 가능한 단면(2차원, 길이 50m·너비 1.2m·높이 1.5m) 조파수조가 측면에 위치했다.

2층 주조정실에서 버튼을 누르니 평면 조파수조 내에 있던 파란색의 피스톤식 일방향 조파기 7대가 동시에 위아래로 움직였고, 약 1m 높이의 흰 거품을 문 파도가 일정 간격을 두고 일었다. 수조 한쪽 면엔 마치 해안가 일대 자갈밭을 보듯 울퉁불퉁하고 굵은 자갈들이 깔려 있었다. 이는 파도에너지를 감싸 상쇄시키는 기능을 한다. 15톤 덤프트럭 20대분의 사석을 깔았다고 한다. 오상호 책임연구원은 “바다에서 파도의 방향은 수심이나 위치마다 다르다”며 “이렇게 다양한 파향에 대한 실험을 해야 할 때 평면 조파수조를 쓴다”고 말했다. 또 “1년에 대략 40개 기관에서 이 시설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데 이중 4분의 1 정도가 해외 기관으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도 왔다갔다”고 말했다.
평면 조파수조 한켠엔 마치 해안가 일대 자갈밭을 보듯 울퉁불퉁하고 굵은 자갈들이 깔려 있다. 이는 파도에너지를 감싸 상쇄시키는 기능을 한다. 15톤 덤프트럭 20대분 규모다/사진=류준영 기자
평면 조파수조 한켠엔 마치 해안가 일대 자갈밭을 보듯 울퉁불퉁하고 굵은 자갈들이 깔려 있다. 이는 파도에너지를 감싸 상쇄시키는 기능을 한다. 15톤 덤프트럭 20대분 규모다/사진=류준영 기자

오 책임연구원은 평면 조파수조를 통한 실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과제로 ‘거가대교 가덕해저터널 프로젝트’를 꼽았다.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길이 8.2km 거가대교는 해상교량과 해저터널로 구성돼 있으며, 2010년 12월부터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 당시 설계상 해상교량에서 해저터널로 연결되는 부위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평면 조파수조에 대죽도와 중죽도 앞쪽 바다의 해저지형을 실제와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 해상교량과 해저터널이 연결되는 부위에 파도가 미칠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4개월간 진행했어요. 평면 조파수조에 30만 리터의 물을 채운 뒤 조파기로 파도를 30분 동안 계속 만들어 보내는 실험을 했죠. 실험 축적을 고려하면 30분은 실제 바다에서 5시간 정도 계속 파도가 치는 것에 해당합니다.” 이 실험을 통해 해상교량과 해저터널의 연결 부위를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해당 위치 주위에 방파제와 같은 튼튼한 벽을 세워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됐고, 세부 설계에 반영했다.
오상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 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사진=류준영 기자
오상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 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사진=류준영 기자

조파수조는 최근 새로운 개념의 구조물과 무인선박 기능을 사전 점검하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이를테면 물에 떠 있는 ‘부유식 안벽’이 파도가 쳤을 때 흔들리지 않고 안전한지 등을 실험한다. 부유식 안벽의 축소모형을 평면 수조에 띄우고 파도를 쳐서 성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오 연구원은 “만일 안벽이 너무 많이 흔들리면 크레인으로 화물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싣고 내리는 작업이 어려워지므로 이런 실험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10월 이곳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기반 무인자율운항 모형선박 조정 실험을 진행한 후 같은해 12월 실제 해상에서 원격·자율운항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최근엔 그린 뉴딜 등 신재생 에너지 개발 붐으로 인해 무한한 파도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장비·부품을 테스트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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