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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밟은 女 급히 문 닫자, 손잡이 흔들었던 '신림동 그놈'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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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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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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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모자 눌러쓰고 뒤밟아 엘리베이터까지 같이 탑승…문 닫히려 하자 황급히 손뻗어

신림동 여성미행 사건 범인 조모씨./ 사진=뉴스1
신림동 여성미행 사건 범인 조모씨./ 사진=뉴스1
술 취한 여성의 뒤를 밟아 집까지 쫓아 들어가려 한 '신림동 여성미행' 사건 범인 조모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논란이 됐던 강간미수 혐의는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여론은 성폭력을 저지를 생각이 아니었다면 왜 술 취한 여성을 미행했겠냐며 조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엄벌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법원은 1심부터 강간미수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고수해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5일 '신림동 여성미행' 사건 범인 조모씨에 대해 주거침입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씨는 지난해 5월 새벽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에서 술에 취한 여성의 뒤를 밟아 집 안까지 쫓아들어가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비틀거리는 여성 뒤로 모자를 눌러쓴 조씨가 살금살금 뒤를 밟는 모습이 CCTV에 그대로 찍혀 공개됐다.

집 문이 닫히자 조씨는 황급히 팔을 뻗어 문고리를 잡았다. 다행히 간발의 차이로 문이 잠겨 조씨가 집 안까지 따라가는 일은 없었다. 조씨는 문이 닫힌 뒤에도 1분 넘게 문앞을 서성였다.

이 CCTV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여성이 간신히 성폭력 피해를 면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 조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일단 조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긴급체포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조씨는 "술 한 잔 하자고 말을 걸려고 따라갔다"며 성폭력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주변 골목길, 사건 현장 CCTV를 뒤져 파악한 조씨의 행적은 다음과 같았다.

오전 6시20~22분: 조씨가 일행이었던 여성과 신림역 앞에서헤어져 근처를 서성임.오전 6시24분: 피해여성이 신림역 앞에서 택시에서 하차함.


오전 6시26분: 피해여성이 귀가하기 위해 골목길로 들어섬. 조씨는 여성을 뒤따라가며 모자를 착용


오전 6시29분38초: 피해여성이 집 엘리베이터에서 내림


오전 6시29분48초: 조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뒤따라 내림. 피해여성은 집 문을 열고 들어감.


오전 6시29분50초: 피해여성 집 문이 닫히려 하자 조씨가 현관문 쪽으로 다가가 왼손 바닥으로 현관문을 침.


오전 6시30분7~19초: 조씨가 왼손으로 닫힌 문 도어록 손잡이를 잡고 오른손으로 현관문을 두드림. 벨을 누르기도 함.


오전 6시30분21~50초: 조씨가 현관문 앞에서 도어록을 만지거나 복도에서 서성이고, 현관문 앞에 서 있다가 현관문 쪽으로 몸을 숙이는 등 행동을 보임.


오전 6시31분~35분: 조씨가 피해여성 집 주변 복도와 계단을 맴돌다 휴대전화 라이트를 켜 현관문 도어록을 살펴봄.


오전 6시37분~39분: 조씨가 도어록 손잡이를 잡았다 놓고 현관문 앞으로 와 다시 벨을 누름. 계단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 휴대전화 라이트를 켜 현관문 도어록을 비춤. 다시 계단을 내려감.

조씨가 뒤를 밟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피해여성은 집에 들어간 뒤에도 혹시나 문이 열리지 않도록 도어록을 붙잡고 있었다고 했다. 또 조씨가 "떨어트린 물건이 있다"며 벨을 누르면서 문을 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여성이 "문 앞에 두고가라"고 하자 조씨는 "필요 없어요?"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검찰은 조씨에게 성폭력 의도가 다분했다고 보고 주거침입강간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조씨 행동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지만 성폭력 의도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주거침입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조씨는 굳이 피해여성이 집에 들어갈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엘리베이터 등에서 곧바로 폭행, 협박해 범행에 나아갈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말을 걸려고 했을 뿐이라는 조씨 주장을 완전히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성폭력 범행을 시작할 경우 주변 이웃들에게 발각될 위험이 있어 기다렸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1심은 "집 안에 침입하는 편이 범행에 나아가기 용이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여성이 혼자 사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집안으로 따라들어가 성폭력을 하려 했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 1심은 "구체적인 고의를 명백하게 추정하게 해주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이유로 각종 범죄에 관한 고의 중 하나를 법관이 임의로 선택해 처벌할 수 있게 한다면 이는 국가형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이 된다"며 강간미수를 유죄로 볼 수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재판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동안 조씨는 피해여성에게 3000만원을 주고 합의했다. 또한 앞으로 서울을 떠나 살 계획이며, 이번 사건을 두고두고 반성할 테니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1심은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행으로 선량한 시민들 누구나 그와 같은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일으켰다"면서도 이 점을 감안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도 "조씨 행위에 대한 사회적 엄벌 요구가 있다거나 범죄 유형이 '성폭력범죄'라는 이유만으로 검사의 증명책임 정도를 낮춰서는 안 된다"며 1심 판결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도 이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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