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막힌 신흥국, 20년만에 최악의 달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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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6개월만에 1000만명을 기록하는 등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신흥국의 달러 부족 현상이 20여년만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중국을 제외한 32개 신흥국의 외환보유고는 올 1~4월 500억달러(약 60조2000억원)가 줄어든 2조8000억달러(약 3371조2000억원)를 기록, 최악의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가 신용도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의 60% 이상을 달러가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달러 부족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그동안 신흥국의 경제 성장으로 각국 외환보유고는 연 10% 가량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올해 연율 환산 1500억달러(약 180조6000억원)가 줄어들어 20년만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가별로는 터키가 270억달러(약 32조5000억원) 감소로 최대를 기록했다.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500억달러(약 60조2000억원)로 단기외채 규모보다도 적어 재정 위험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터키 중앙은행은 환율 안정화를 위해 달러를 시중에 풀고 있는데, 이마저도 부족해 시중 은행으로부터 달러까지 빌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이례적 조치에도 추락은 막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맺지 않는 이상 시장을 안정시키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터키의 통화스와프 체결 요청에 부정적이다.

결국 올 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터키 리라화 가치는 17% 가량 추락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터키의 은행 등 금융부문은 2018년 환율 위기 때보다도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다른 신흥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중순까지 3개월간 터키를 비롯해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달러대비 통화 가치는 20~30%나 폭락했다. 신흥국의 달러화 부채 상황 부담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어느덧 누적 확진자가 128만명을 넘어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인 브라질은 연준과 통화스와프를 맺었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화벌이 수단이 모조리 막혀 달러 곳간을 스스로 채울 능력이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원유와 자동차를 비롯해 콩과 육류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 규모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산 농산물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없는지 안정성 입증을 요구하는 등 규제 벽을 높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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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는 오는 7월1일부터 관광을 재개하면서 박물관과 휴양지 입장료를 대폭 내리는 등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다.

이집트 경제는 관광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1%를 차지하는 데 코로나19로 관광 수입이 줄자 외환보유액이 올 3월이후 현재까지 20%나 줄었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브라질처럼 연준과 통화스와프를 맺지 못하고IMF의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이 규모마저 작기 때문에 관광 재개를 서두르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141개국)의 경상적자는 합계 GDP의 2%로 200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닛케이는 IMF 긴급대출이 국가당 약 3억달러의 소액 구조에 불과하며 규모가 클 경우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중국을 제외한 29개 신흥국은 내년말까지 상황해야 할 달러화 부채 규모가 7200억달러에 달한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신흥국에서 채무위기가 발생하면 터키와 중남미 등의 최대 대출국인 유럽과 남아공에 대출을 해준 일본 등 각국도 연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