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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수술비 갚아야하는데…"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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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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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30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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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보이스피싱은 바보들만 당한다고 생각했죠."(보이스피싱 피해자 A씨)

코로나19로 발생한 우리 사회의 아픔이 누군가에게는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다. 경제 악화로 직장을 잃은 이들을 비롯해 임금 동결·삭감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이들이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먹잇감이다.

금융감독원, 검찰 등을 빙자해 돈을 빼내던 수법은 이제 구식이다. 이들은 저금리 대출, 높은 대출 한도 등을 그럴 듯하게 꾸며내 서민들을 꾀어낸다. 한푼이라도 아쉬운 서민들은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A씨도 피해자 중 한명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서민 노리는 보이스피싱


지난 4월 직장을 잃은 A(44)씨는 이달 초 가뭄 속에 단비 같은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금융기관 직원이라고 밝힌 상담원은 A씨의 빚을 언급하며 "더 낮은 이자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밝혔다. 상담원은 먼저 A씨의 대출금을 상환해야 상품을 갈아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몸이 아픈 딸아이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빌렸던 3000만원 중 1500만원을 겨우 갚은 시점에 A씨는 해고됐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지자 식자재 납품업체에서 일했던 그에게까지 칼바람이 불었다.

생활비 마련도 힘든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너무나 컸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갈아탄다면 20만원 상당의 이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주거래은행이던 K은행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상담원이 '코로나19 실업자 생계비 대출' 등을 언급하며 발언에 신빙성을 더했다.

이를 'K은행의 신 대출상품'이라 생각했던 A씨는 결국 주위에서 어렵게 1500만원을 빌렸다. 직접 돈을 찾으러 온다는 정성까지 보이자 심지어 집 앞에서 돈을 건네줬다.

며칠이 지나자 해당 상담원은 100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상환액수를 초과한 금액을 요구하자 처음으로 의심이 든 A씨는 가까운 K은행 지점을 찾았다. 은행 측은 그런 상품이 없다며 보이스피싱이라고 설명했다.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생활고에 이자 몇 푼을 아끼려 한 선택으로 대출금 1500만원과 새로 빌린 1500만원을 떠안아 빚만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초지종을 듣고 1000만원을 주기로 약속한 곳에서 A씨와 함께 잠복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일당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궁지에 몰리니 혹했다"…조심 또 조심해야


A씨는 "보이스피싱은 바보 같은 사람들만 당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늘 조심하고 살았는데 정작 실업자가 되고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전화를 받으니까 혹했다"며 허탈해했다.

그는 당장 생계가 걱정이다. 피의자를 검거해도 돈을 현금으로 건네 되돌려 받기 어렵다. 해고 여파로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고, 신용불량자가 되면 취직이 어려운 악순환에 빠지게 된 상황이다.

사건을 맡은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얼마 전만 해도 금융감독원이나 검찰 등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건이 다수였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코로나 여파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취약계층을 노린 대출사기 범죄가 급격히 늘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려면 솔깃한 제안에도 최대한 주의해야 한다. 대출사기의 경우 대출금 상환은 채무자 본인 명의의 계좌로만 가능하기에 누군가가 계좌를 알려주며 입금을 요구하면 신고하는 것이 좋다.

해킹 방지를 위해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나 링크 등은 피해야 한다. 의심이 들면 바로 대출 신청을 중단하고 해당 은행을 직접 방문해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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