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남자는 엄마되는 경험 못해 철 안들어" 발언 파문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휘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1일 "남자는 엄마가 되는 경험을 하지 못해 나이 먹어도 철이 안 든다"고 말한 것이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청년층 사이에서는 다소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 주최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 재도약의 길' 강연에서 한국의 산후조리시스템을 차기 '새로운 한류'로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순간"이라며 "남자들은 그런 걸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이 먹어도 철이 안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도 이낙연의 학설"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이 발언은 한국의 산후조리 시스템이 선진적인 형태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대목에서 나왔다.

이 의원의 이어진 발언은 "가장 감동적인 변화의 순간은 무엇인가 배려 받으면서 그 변화를 겪고 싶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욕구"라며 "중국의 부자 산모는 서울에 와서 아이를 낳고 2~3주 산후조리를 받고 간다고 한다"였다.

다만 이 발언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성별을 막론하고 부적절하게 느낄 수 있는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경제적 이유 등으로 딩크(DINK·비출산을 결정한 부부)족이나 비혼 결정이 증가하는 등 사실상 출산 포기 인구가 적잖은 청년층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일부 누리꾼들은 "본인도 철이 안 들었다는 얘기인데 정치를 어떻게 하느냐"고 조롱을 하기도 했다.

M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얼핏 여성을 존중하는 발언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출산 안 한 여성이나 비혼과 비출산을 택한 여성까지 저격하는 것 아니냐"며 "아이를 갖고 싶은 난임 여성까지 불쾌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리안 ㅇ씨(@o****n)는 "여자를 소녀와 엄마로 구분하는 것은 '출산'으로 구분 짓는 발언이고 남자들이 철이 안 든다는 건 여성에게 가사·돌봄 노동을 떠넘길 때 쓰여온 말"이라고 지적했다.

한 여초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도 "왜 모든 여자가 엄마가 된다는 생각으로 얘기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과거 발언인 줄 알았는데 오늘 발언이라 더 충격적"이라고 했다.

자신을 엄마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게다가 산후조리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대접받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