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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길" 금감원, 라임 펀드 100% 배상 초강수 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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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소연 기자
  • 한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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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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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무역금융펀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적용…다른 사모펀드도 줄줄이 적용될지 관심

"투자원금 전액 반환 결정이라는 가보지 않았던 길이 금융산업 신뢰 회복을 위한 지름길이 되기를 바란다."-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금융감독원이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100% 배상하라는 내용의 분쟁조정안을 내놨다. 최근 사모펀드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자 전액 배상 결정이라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100% 배상안이 나온 것은 최초다.

금융감독원 / 사진=머니위크
금융감독원 / 사진=머니위크

1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를 열어 지난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민법 제109조)를 결정했다.나머지 건들은 이번 분쟁조정안을 참고해 판매사와 투자자간 자율조정 방식으로 배상이 진행된다.

김철웅 금감원 분쟁조정2국장은 "조정절차가 원만히 이뤄질 경우 최대 1611억원의 투자원금이 반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매사별로는 우리은행 650억원, 신한금융투자 425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미래에셋대우 91억원, 신영증권 81억원이다.

금감원이 초강수를 둔 것은 최근 사모펀드를 둘러싼 금융회사들의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이번에 100% 배상안이 나온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라임자산운용의 여러 모펀드 중에서도 죄질이 나쁘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임은 펀드의 수익률을 조작하고, 손실이 예상되자 모자형 구조로 바꿔 펀드 부실을 다른 펀드로 전이했다. '수익률 돌려막기'다. TRS(총수익스와프)레버리지, 보험, 위험등급 등도 허위‧부실 작성했다.

이 펀드에 TRS를 제공한 신한금융투자는 수익률 돌려막기에 가담하고 펀드 부실을 알면서 판매를 지속해 '사기 공모' 혐의를 받았다.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라임 사태 주범인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라임 사태 주범인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다만 이날 적용된 혐의는 '사기'는 아니고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다. 투자자들이 미리 알았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정도의 중요한 사실을 밝히지 않아 합리적 판단 기회를 잃고 '착오'로 계약했다고 본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외에 다른 판매사들도 똑같이 100% 배상비율을 적용받은 배경이다.

김철웅 분쟁조정2국장은 "현장조사를 나가보니 계약 당시에 이미 부실이 있었던 것이 입증돼 민법상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가 성립이 됐다"며 "공모 행위나 부실 사전 인지 여부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판매사들은 조정안 수용여부 검토에 나섰다. 일단 라임 펀드에 문제가 많았고, 금감원이 수개월간 법리검토를 거친 만큼 대체로 조정안을 받아들일 분위기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오늘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검토해봐야 한다"면서도 "라임 펀드에 대해서는 판매사들도 자율보상 움직임이 있었던 만큼 조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업계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사례가 다른 펀드들에도 적용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라임 사태 이후 사모펀드에서 줄줄이 사고가 터지는 가운데, 상당수가 라임 무역금융펀드처럼 투자제안서와 다르게 운용해 펀드가 부실화된 것으로 판단돼서다.

JB호주부동산펀드는 약속된 부동산이 아닌 다른 자산을 담았고 독일 헤리티지 DLS, 디스커버리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도 마찬가지다. TA인슈어드무역금융DLS는 안전장치로 내세웠던 보험과 바이백 조항이 작동하지 않았다. '제2의 라임'으로 꼽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경우에는 '확정매출채권'을 편입해 안정적이라고 홍보하고선 실제로는 대부업체나 한계기업의 사모사채 등을 담았다.

"가보지 않은 길" 금감원, 라임 펀드 100% 배상 초강수 둔 이유

그러나 투자제안서와 다른 자산을 담았다고 모두 '착오로 인한 취소'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모펀드들은 투자제안서에 다른 자산을 편입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내건다. 사모운용사인만큼 더 나은 수익을 위해 제안서와 다른 자산을 편입할 수 있도록 공모펀드보다 운용 자율성을 더 부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착오 취소가 성립되려면 △다른 자산을 편입한 행위가 운용 판단이 아닌,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고의 불법적 행위인지 △미리 알았다면 투자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사항인지(중요부분)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었는지 3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옵티머스운용의 경우에는 관공서 매출채권이 아닌 다른 사모사채를 담은 것이 경영진의 탐욕 때문인지 여부가 먼저 판명돼야 한다.

송평순 금감원 분쟁조정2국 부국장은 "검찰 수사 결과 등에 따라서 계약 이전에 이미 불법행위로 인해 (고객) 착오가 있고, 그게 계약 중요부분이라고 해석이 되고, 고객이 중과실이 없다고 판정이 되면 계약취소 가능하다"며 "그러나 계약시점 이후 불법 부실행위가 있었다면 손해배상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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