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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밖에 없는 김 부장은 뭘 믿고…마음나이 몇 살?[50雜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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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기자/미디어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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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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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김준형의 50잡스]50대가 늘어놓는 雜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 여전히 나도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소소한 다이어리입니다.
마음나이 계산법.

-최근 친구나 동료에게 놀자고 권유한 적이 없다 (술 먹자는 것도 놀자는 거니까. 1점)
-성욕이나 호기심이 많이 감퇴하고 있는 느낌이다 (둘 중 하나는 그런듯. 2점)
-부부싸움을 하면 도무지 화를 억누르기 힘들다(힘드니까 싸우지. 3점)
-최근 6개월간 영화를 하나도 안 봤다(댕큐 넷플릭스. 1점)
-상대가 하는 말이 아첨인 것을 알면서도 기분이 좋다(안 그런 사람도 있나?, 2점)
...
이런 문항 30개에 답해서 나온 점수를 합한게 마음 나이란다. 당연히 점수가 낮을수록 은퇴후 인생2막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나는 꽃다운 37세라고 나온다, 오~.
나 당장 때려 치우고 새 일 벌여야 하는 거 아닌가?
이어지는 은퇴력 측정. 말 그대로 은퇴할 수 있는 능력을 사회적 관계, 경제력, 건강, 부부 및 가족관계, 인생마무리 등 5개 분야로 측정해보는 건데, 25점 만점에 10점, 꽝~.



지역데뷔의 날이 다가온다


'연금밖에 없다던 김부장은 어떻게 노후 걱정이 없어졌을까’(부키. 김웅철 저)에 나오는 테스트를 연필로 체크하면서 해 봤다.
이런 제목의 책에 손이 가는 건 ‘지역 데뷔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일 거다.
직장인이 퇴직하고 집에서 생활하게 되는 걸 일본에서는 지역데뷔라고 부른다. 베이비부머 1세대인 ‘단카이 세대’가 본격적으로 정년퇴직을 시작한 2007년부터 자주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손에 잡고 단숨에 읽은 건,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했고 은퇴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으며 다방면에 재주도 많은 저자를 개인적으로 잘 알아서만은 아니다. 은퇴력, 고독력, 프로덕티브에이징, 슬로창업...생각해 볼 만한 내용들을 잘 채워놨다.

우리보다 먼저 대량 은퇴와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모습은 우리의 미래일 가능성이 크다. 지역 데뷔를 거쳐 조금 더 지나면 ‘지공거사’(지하철 공짜로 타는 사람)타이틀을 달게 되는 건 ‘정해진 미래’다. 문제는 미래가 닥칠 때까지 대책은 세우지 않는다는 거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3대 걱정이라는 나라 걱정, 연예인 걱정, 재벌 걱정, 거기다 기후변화에 트럼프 아베 홍콩민주화까지…온갖 걱정하면서 시간 보낸다.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는 현타(현실자각타임)자체가 괴롭고, 스트레스이기도 하고, ‘어떻게 되겠지’하는 식으로 살아온 관성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맞다, 내 이야기다.


은퇴 전 직장과 인연은 잊고 '제3 인맥'을…애들에게 쓸 데 없는 돈 쓰지도 말고


책에 소개된 은퇴준비 매뉴얼에서 눈에 띄는 것 하나는 은퇴 전 명함정리다.
핸드폰이나 구글 주소록에 있는 연락처들을 ‘계속 만날 사람’과 ‘퇴직과 동시에 얼굴 볼 일 없는 사람’ 두 부류로 나눠본다. 굳이 은퇴가 임박해서 할 것 없다. 지금 당장 해보면 아마 30년 넘은 직장생활의 ‘인맥’이라는게 얼마나 허탈한 건지 알수 있을 거다. 나도 가끔은 명함들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업무상 만난 거래처 사람들은 물론이고, 직장동료들도 퇴직과 동시에 대부분은 ‘역사’가 된다. 물론 그 와중에 명함 몇장 건질수 있다면 그사람들이야말로 진짜 ‘직연’이다.

은퇴하더라도 아직은 젊다. 60이라해도 과거 기준으로는 0.8 곱해서 48세라고들 하지 않는가.
10년간 새로운 우물을 파면 그 분야에 새로운 동료들이 생기고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행복한 은퇴를 보장하는 새로운 인간관계는 혈연도 직연도 아닌 ‘제3의 인맥’이다. 특히 스포츠파트너십, 식사 파트너십, 교양파트너십 전문가 파트너십 같은 용도별 파트너십을 만들어두는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금전적으로 여유있는 노후를 위한 ‘50대 금전 감각’ 7가지 중에서는 ‘자녀와 손주에게 쓸 데 없는 돈 쓰지 마라’가 공감100프로고, 내가 늘 하는 말이다. 아이들과 멀어지는 것은 건강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몫돈 지출 막기 위한 핵심 노후대책이다(듣고 있냐 애들아, 물론 ‘경제적 의존도’ 면에서 그렇다는 거다).


집사람과 같이? 꿈도 꾸지 마라…'고독력'이 은퇴의 기본


지역데뷔의 첫걸음은 자기보다 훨씬 지역사회 전문가인 부인(독자층이 남성이라는 전제로)을 선배로 잘 모시고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여성(부인)이 배우자에게 바라는 것과 은퇴한 남성이 배우자에게 바라는 게 완전 다르다는 거는 명심해야 한다. 은퇴했으니 이제 집사람과 같이 여행도 하고 늘 함께 지내야겠다는 헛된 망상은 버리라는 말이다.

고베 시의 조사에 따르면 은퇴후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톱5중 첫째는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 자립적인 생활을 하면 좋겠다’(43%)였다. 두 번째도 ‘지역사회나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30%)’. 쉽게 말해 이제 나 그만 귀찮게 하고 혼자 좀 놀아라 이거다.

남편이 아내에게 바라는 톱5중 3위가 부부공통취미를 즐기면 좋겠다(25%)인데, 부인들은 ‘공통’으로 뭘 하는 거를 손톱만큼도 좋아하지 않는다.
남편의 바람 1위는 ‘아내가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하면 좋겠다(65%)‘이다. 얼핏 아름다운 소망 같지만, 매우 꼰대 아재스런 바람이라는게 4위 항목을 보면 나온다. ’아내가 나보다 더 오래 살면 좋겠다'(19%). 왜? 계속 자기를 돌봐줘야 하니까.

이런 정신 자세로는 자립적이고 건강한 은퇴생활은 꿈도 못꾼다.
혼자서 잘 살 수 있는 고독력을 키우는게 은퇴력 향상의 첫걸음이다. 그러려면 혼자서 할 수 있는 취미나 운동을 더 나이들기 전에 갖추는게 필수다. 혼자서 여행을 떠나보고, 혼자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도 혼자 있는 습관을 기르자.

당연한 말이지만 책 한권이 노후걱정을 없애줄 수는 없다. 때론 과도한 노후걱정이 현재의 행복을 좀먹을 수도 있다. 책의 부제처럼 '시니어라이프의 인사이트'를 기르는게 행복한 노후를 향하는 출발점일 거다.

‘국민연금 밖에 없는 김(전)국장은 어떻게 노후 대책도 없이 이렇게 태평하게 사나’ 하는 질문을 나한테 던진 것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연금밖에 없는 김 부장은 뭘 믿고…마음나이 몇 살?[50雜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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