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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당하는 최숙현 선수 옆에선…"찌개 끓어요. 한잔 하고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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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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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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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뉴스1
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뉴스1
상습적인 폭행과 학대를 견디지 못해 23세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가 생전 당했던 가혹행위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여기에는 최 선수가 겪었던 음주 폭행과 막말 등의 정황이 다수 담겨 충격을 더하고 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새벽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그가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로부터 상습 구타와 가혹 행위를 당해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폭행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녹음한 이 녹취록에서 팀닥터는 "나한테 두 번 맞았지? 너는 매일 맞아야 돼", "그냥 안 했으면 욕 먹어" 등의 말을 내뱉으며 20분 넘게 폭행을 이어간다. 이어 최 선수의 선배로 추정되는 선수를 불러 "너는 아무 죄가 없다"며 뺨 때리기를 비롯한 신체 폭행을 계속한다.

감독은 최 선수에게 폭행을 가하던 팀닥터에게 "선생님 한잔 하시고 하시죠. 콩비지찌개 끓었습니다" 등의 말을 건네며 폭행 과정에 음주까지 한 정황이 담겨있어 충격을 더했다. 둘은 음주를 이어가며 고 최숙현 선수의 뺨을 20회 이상 때리고, 가슴과 배를 발로 차고,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밀치는 등의 폭행을 계속했다.

녹취록에는 팀닥터가 "이빨 깨물어. 뒤로 돌아"라며 고 최숙현 선수를 세운 뒤 폭행하는 소리도 그대로 담겼다. 또 감독이 "죽을래? 푸닥거리 한 번 할까?"라는 말로 최 선수를 위협하고 최 선수가 "아닙니다"라고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반복적으로 대답하는 음성도 담겼다.

트라이애슬론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를 지낸 최 선수는 소속팀 감독에게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지도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 가혹행위 등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한다.

최 선수의 아버지인 최영희씨는 "감독, 팀닥터의 폭행과 언어폭행, 학대도 있었고 (감독) 모르게 빵을 사 먹다 들켜서 선수 3명한테 빵을 20만원어치 사 온 다음 그걸 다 먹어야 재우는 가혹행위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올해 초부터 고인이 된 딸과 함께 감독, 팀닥터 등을 고소하고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진정을 넣는 등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최 선수의 피해를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엄청 힘들어서 고소했는데 경찰 조사에서 애가 실망을 많이 했다. 때릴 수도 있고 운동선수가 욕하는 건 다반사라는 식으로 수사했다"며 "지난 4월 스포츠인권센터에 이메일로 진정서를 넣었지만 동료들의 증언 거부 등으로 성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 선수는 상습 구타와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긴 채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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