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저축은행 매물로 나왔지만 저축은행업계 "우린 못 사요"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사진=J트러스트

JT저축은행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으나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형 저축은행이 매수할 여력은 있지만 저축은행 간 M&A 금지와 같은 규제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금융지주사 J트러스트 그룹은 최근 국내 자회사인 JT저축은행 매각에 나섰다. J트러스트가 그룹 자회사 중에서 알짜로 꼽히는 JT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으로는 동남아 시장 계열사의 부진이 꼽힌다. J트러스트의 동남아 자회사 지원을 위한 재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인데,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 사실상 한국계 저축은행뿐이다. 이 때문에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5월 J트러스트에 인수된 지 9년 만에 처음으로 182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저축은행들은 업계 내에서는 인수후보가 없을 것으로 본다. 저축은행 간 M&A 금지 규제가 가장 큰 장벽이다. 저축은행은 동일 대주주가 저축은행 3개 이상을 소유·지배할 수 없다. 또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합병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일례로 J트러스트는 2016년부터 부산·울산·경남지역 기반인 DH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지만 금융위원회는 영업구역이 확대된다는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M&A 규제 때문에 가망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며 “가능하더라도 자산 규모를 늘리는 정도밖에 되지 않아 굳이 거액을 투자해 인수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 금융지주사가 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코로나19(COVID-19)로 일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여의치 않다. 사모펀드나 증권사 등이 인수 후보로 가능하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여력이 되는 다른 매수 후보자를 찾는다 하더라도 대주주적격성 심사와 경영계획 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매물 가격과 함께 매수자의 의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JT저축은행은 2006년 예아름상호저축은행으로 출범해 2008년 대주주가 한 차례 바뀌어 SC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2015년 J트러스트에 매각됐다. 매각 당시 3000억원대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4164억원으로 5배 가까이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181억원, 연체율은 2.1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