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③ 박기웅 "고향 형 영탁, 버텨줘서 고마워…배우도 잘할 타입"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박기웅이 이번에도 '악역=성공률 100%' 공식을 증명했다. 지난 1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안하무인 재벌 3세이자 준수식품 총수 남궁표(고인범 분) 회장의 외아들 남궁준수 역으로 또 한 번 악역 캐릭터와 드라마를 성공시켰다.

박기웅은 2일 취재진과 만나 "언젠가는 (공식이) 깨지겠지만 안 깨지면 좋겠다"는 소감을 털어놨다. 그는 이번 작품이 데뷔 이후 가장 배역 비중이 작은 드라마였다면서도 "대본 전체 목적에 의해 병풍 역할도 해야 한다면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지난 2005년 영화 '괴담'으로 데뷔해 '추노' '각시탈' '몬스터' '리턴' '신입사관 구해령' 등 드라마와 '최종병기 활' '은밀하게 위대하게' '신촌좀비만화' '치즈인더트랩' 등 영화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 박기웅은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관으로 어떤 장르와 캐릭터든 "다 잘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를 만나 '꼰대인턴'의 다양한 뒷 이야기를 들어봤다.

-꼰대력이 몇 퍼센트인가.

▶꼰대성향 테스트를 했다. 저는 꼰대력이 0이 나왔다. 꼰대력이 하나도 안 나오더라. (웃음) 저는 꼰대는 아닌 것 같다. 꼰대가 되기도 싫다. (웃음) 나쁘다 생각하지도 않는데, 저는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이 꼰대라 생각한다. 물론 윗 분들이 좋은 얘길 해주는 건 감사한 이야기다. 그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이야기를 듣는 거다. 다만 '우리가 이랬으니 너네도 이래야 한다'는 게 꼰대고 '이건 어떨까'라고 말하는 건 꼰대가 아닌 것 같다.


-실제 현장에서 꼰대 성향의 선배들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지.

▶엄청 많았다. 요즘은 좋은 쪽으로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저는 맞거나 하진 않았는데, 안 좋은 얘기 들으면서 연기했던 적도 있었다. 예전에는 그런 게 많았다.

-스스로 꼰대가 되는 것을 경계할 때도 많을 것 같다.

▶저도 조심조심할 때가 있다. 2003년 초에 이쪽 일을 처음 했다. 그때만 해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기 때문에 현장에선 무조건 막내였다. 어느 순간 현장에서 오빠가 되고, 선배님 얘길 듣게 되면서 책임감도 생겼다. 요즘 너무 빨리 변하니까 조심스럽다. 자칫 '라떼는 말이야'가 되지 않을까 한다. 정보석 선배님이 생각보다 연배가 있으신데 제게 형이라고 하라고 하시더라. 처음엔 선생님이라고 했다. 형은 좀 아닌 것 같다고 하니 선배라고 부르라 하시더라. 선배님께서 '카메라 앞에서는 우린 선후배가 아냐. 동등한 배우야'라고 하시는데 그게 관통했던 적이 있다. 4년 전 전역 후 '몬스터'를 찍을 때였다.

-영탁과 고향 형 동생 사이로 화제가 됐다.

▶신기했다. 감회가 새로웠다. 영탁이 형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알았는데 같은 학교는 아니었다. 엄밀히 따지면 형은 우리 아빠 후배다. (웃음) 제가 유치원 때부터 친했던 친형 같은 형이 있다. 그 형하고 제가 완전 친형제다. 그 형하고 영탁이 형이 제일 친한 친구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영탁 형과 알았다. 저는 배우 생활하고 운이 좋게 빨리 자리를 잡았다. 형은 부침이 있었고 고생을 많이 했다. 오랜 세월 대단한 노력을 많이 했다. 스페셜 방송 때도 말했는데 '형이 정말 (인기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감히 말했다. 버텨줘서 대단하고 고맙다고 했다. 진짜 열심히 했다. 사람도 너무 좋고. 멋있다.

-영탁의 특별출연 연기는 어떻게 봤나.

▶그 형이 요새 핫하다. 편승한다는 느낌이라 조심스럽다. 저는 진짜 어릴 때부터 알던 형인데 조심스럽다. (웃음) 형은 연기를 되게 잘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본인은 모를텐데 소리가 완성이 돼 있다. 마이크에 잘 꽂히는 목소리다. 사람들은 연기에서 시각적인 것이 먼저 온다 생각하는데 저는 청각적인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드라마에서 그렇다. 형은 기본기가 완성이 돼 있다. 스페셜 방송 때 재미삼아 역할 바꾸고 그랬는데 옆에서 보니까 본능 적으로 편집 포인트를 짚더라. 감히 얘기하는데 제대로 하면 잘할 타입이다. 무조건 확신한다. 요새는 만능 엔터테이너도 많지 않나.

-차기작 계획은.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와 장르는.

▶차기작은 세 작품 정도 얘기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비밀이라고 하더라. 저는 다 잘한다. 저는 다 잘할 수 있다. (웃음) 저도 물론 부족함이 있다. 더 잘하는 게 있고 덜 잘하는 게 있는데 배우는 어느 정도 자뻑은 필요한 것 같다. 제 연기에 확신이 없으면 어떻게 관객을 설득할 수 있겠나.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