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단체, 김승환 교육감 맹비난 “교사 억울한 죽음 외면”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2일 전북 전주시 전라북도교육청에서 실시한 교육감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0.7.2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발언에 전북지역 교육단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김승환 교육감은 2일 ‘송경진 교사 순직 인정 판결’에 대한 질문에 “기존의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 인간적인 아픔과 법적인 책임은 구별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면서 “인사혁신처가 항소할 경우,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이 알려지자 교육단체들은 “김 교육감이 송경진 교사의 억울한 죽음을 끝까지 외면하고 있다”면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 교육감이 고인과 유족들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승환 교육감은 그 동안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일관되게 법을 운운해왔다”면서 “그의 말대로라면 이번 법원 판결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가장 먼저 유족에 대한 사과를 했어야 맞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봐도 진심어린 사과가 먼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교육감의 뒤에 걸렸던 ‘전북교육의 심장은 여전히 뜨겁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부끄럽게 느껴진다”면서 “전북교육의 심장이 뜨거운 것은 맞는지, 언제 뜨거웠던 적이 있는지 되묻고 싶은 처참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전북교원총연합회도 성명서를 내고 “교육자이자 헌법학자인 김승환 교육감이 송경진 교사의 억울한 죽음을 끝까지 외면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법적대응을 운운하며 고인의 명예를 또 다시 훼손하고, 유가족의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승환 교육감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면서 “만약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전북교총은 한국교총과 함께 소송 지원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교권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 5월1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열린 부안 상서중학교 송경진 교사 사망사건 관련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진상규명과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5.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편, 부안 상서중 교사였던 송경진씨는 2017년 8월5일 오후 2시30분께 전북 김제시의 자택 주택창고에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가족과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유서가 발견됐다.

사고 발생 당시 송씨는 학생들에 대한 체벌과 성희롱 의혹으로 학생인권센터의 조사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송씨는 앞선 4월 이 같은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송씨가 학생들과 가벼운 신체접촉이 있었지만 성추행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 내사종결했다.

유족들은 “학생인권센터의 강압적인 조사가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분노했다. 그리고 당시 전북교육청 부교육감과 학생인권센터 관계자 등 10명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전주지검에 고발까지 했다.

하지만 검찰이 “형사책임까지 묻기 힘들다”면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유족들은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도 청구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학생들과의 신체접촉에 대한 조사를 받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불안과 우울 증상이 유발됐고, 결국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공무상 사망(순직)을 인정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망인의 사망은 죄책감이나 징계의 두려움 등 비위행위에서 직접 유래했다기보다는 수업 지도를 위해 한 행동이 성희롱 등 인권침해 행위로 평가됨에 따라 30년간 쌓은 교육자로서 자긍심이 부정되고, 더는 소명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라는 상실감과 좌절감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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