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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달려드는 ‘따상’ SK바이오팜…그들은 돈을 벌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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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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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312>IPO 주식은 상장 후 얼마나 오를까?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올해 신규 상장 종목 공모 과정에서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SK바이오팜이 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로 마감해 소위 ‘따상’을 기록했다.

지난달에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청약 경쟁률 835.66대 1, 이어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선 경쟁률 323.02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인 데다 약 31조원의 IPO(기업공개) 공모주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이 몰렸던 만큼 시장에서는 주가가 공모가 대비 최소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따라서 IPO 주식을 배정만 받을 수 있다면 소위 ‘땅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최고의 투자가 된다. 하지만 SK바이오팜 임직원이 아닌 이상 일반 개미들이 IPO 대어를 배정받기는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다.

이번 신규 상장에서 SK바이오팜 임직원들은 우리사주 우선배정으로 1인당 평균 1만1816주를 매수했다. 그러나 필자 주변의 개미들은 기껏해야 10주 미만을 배정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마저도 운이 따라야 가능했다.

설령 운 좋게 배정을 받았다고 해도 경쟁률이 워낙 높아서 청약 증거금 1억원 당 최대 13주 정도 배정을 받을 수 있을 뿐이었다. 오히려 대출까지 받아 청약했지만 1주도 배정받지 못한 개미들이 더 많다. 이번 공모 과정에서 우리사주조합과 기관투자자를 빼고 일반 개미들에게 배정된 물량은 약 392만주에 불과했다. 이러니 아무리 최소 2배는 손쉽게 버는 투자라고 해도 공모주 배정 받기가 힘든 일반 개미들 입장에선 그냥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 대신 상장 첫날 매수하면 어떨까? SK바이오팜처럼 초인기주는 상장 첫날 당연히 상한가까지 오를 테고, 이후에도 상승세가 최소 며칠은 더 가지 않을까? 그렇다면 상장 첫날 매수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이러한 기대를 걸고 상장 첫날 ‘따상’에도 주식을 매수한 개미들이 많았다. 상장 첫날 SK바이오팜 (179,500원 상승4000 2.3%) 주가는 거래가 개시되면서 바로 상한가로 직행했고 개미들은 ‘따상’에 SK바이오팜을 약 57만8000주 매수했다. 이들은 SK바이오팜 주가가 이튿날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따상’에도 과감히 매수 베팅한 것이다.

물론 공모주 배정을 받은 행운아 가운데 상장 첫날 수익실현에 나선 개미들도 있었다. 개미에게 배정된 약 20만주가 상장 첫날 수익실현됐다. 이날 개미들의 순매수량은 약 37만8000주였다.

기관투자자도 상장 첫날 ‘따상’ 매수에 동참했다. 연기금이 약 8000주, 기타법인은 약 1만9000주를 상장 첫날 매수했다. 기관합계 총 매수량은 약 4만1000주에 달했다. 일부 기관투자자가 상장 첫날 약 3만1000주를 수익실현했지만 전체적으로 약 1만주 순매수를 기록했다. 연기금과 같은 장기투자하는 기관투자자가 상장 첫날 '따상' 매수했다는 사실은 SK바이오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강화시킨다. 상장 첫날 순매수 1위는 개미들이고 2위는 연기금이었다.

외국인은 상장 첫날 수익실현 쪽에 무게를 뒀다. 이날 일부 외국인이 약 6만1000주를 매수했지만 매도물량이 약 44만1000주에 달해 전체적으로 매도가 많았다.

SK바이오팜 상장 첫날 거래 가능한 유통주식수는 상장 후 1년 동안 보호예수 대상인 우리사주 배정물량과 상장 후 15일~6개월 동안 팔지 않기로 의무보유확약을 한 기관 배정물량을 빼고 나면 약 1022만주다. 상장 첫날에 유통 가능 주식수의 약 6.8%인 70만주 정도가 거래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SK바이오팜을 매수하려는 개미들의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상장 첫날 ‘따상’에 매수 주문을 내고도 체결이 안 된 매수잔량만 2100만주가 넘었다. 매수잔량이 유통주식수의 2배가 넘을 정도로 너도나도 SK바이오팜을 사고 싶어했다. 그러니 상장 첫날 매수에 성공한 개미들은 운이 좋은 셈이다.

그리고 증시는 ‘따상’ 매수 베팅한 개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거래 이튿날 개장전 상한가 매수 대기물량이 1000만주 이상 쌓였고 거래가 개시되자 바로 상한가로 직행하며 2연상을 기록했다. 거래 이튿날 내내 상한가에 1000만주가 넘은 매수 대기물량 쌓여 체결을 기다렸고 장마감 후에도 상한가 매수잔량은 약 950만주를 넘었다.

이튿날에도 주요 매수주체는 개미들과 연기금이었다. 이튿날 2연상에 개미들은 약 51만3000주를 매수했고 연기금은 상장 첫날보다 많은 약 1만4000주를 매수했다. 일부 개미들이 이튿날 20만7000주 수익실현해 전체적으로 개인 순매수량은 30만6000주를 기록했다. 이튿날에도 순매수 1위는 개미들이고 2위는 연기금이었다. 연기금이 거래 이튿날 2연상에도 SK바이오팜을 매수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외국인은 이튿날에도 주로 수익실현에 초점을 뒀다. 일부 외국인이 이튿날 2연상에 15만4000주를 매수했지만 약 46만6000주가 수익실현을 위해 시장에 나왔다.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하고 이튿날 상한가까지 오른 SK바이오팜은 상장 이틀 만에 공모가(4만9000원) 대비 3.4배나 올랐다. 공모주를 배정 받은 행운의 개미들은 약 240%의 수익률을, 상장 첫날 ‘따상’ 매수한 운 좋은 이들은 하룻 만에 30% 수익률을 거뒀다. 공모주를 놓치고 상장 첫날 ‘따상’에도 못 산 개미들은 2연상을 보면서 속이 상했다.

그럼 이튿날 2연상 매수에 나선 개미들은 어떨까? 이들이 돈을 벌려면 다음주에도 SK바이오팜 상승세가 이어져야 한다. 얼마나 오를까? 연기금과 같은 장기투자하는 기관투자자가 이튿날에도 대규모 매수에 뛰어들었다면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겠는가?

IPO 주식은 재무학에서 단골 연구 소재가 돼 왔다.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에서부터 상장 후 1~3년 지난 시점에 주가가 저조한 성적을 내는 현상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현상들이 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흥미로운 것은 IPO 주식과 관련해 유독 이상현상(anomaly)이 많다는 점이다.

전통 재무학자들은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주장하는데, 설령 일시적으로 효율성에서 벗어날 때도 있지만 결국 제자리로 복귀한다고 믿는다.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주식시장은 스스로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자정능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IPO 주식이 상장 첫날 급등했다가 1~3년 후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현상은 재무학자들을 지속적으로 의아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누구나 IPO 주식이 상장 첫날 상승하지만 1~3년이 지나면 주가가 하락하거나 시장수익률을 하회한다는 점을 알면, 상장 첫날 아무도 신규 상장 주식을 매수하려 들지 않을 테고 그러면 상장 첫날 주가 급등 현상이나 장기적으로 수익률 하회 현상과 같은 이상현상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재무학자들은 IPO 주식 관련 이상현상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이유를 제시해왔다. 그러면 이제는 이상현상이 없어질 법도 한데 아직까지 되풀이되고 있는 걸 보면 정말 이상하다.

그럼 SK바이오팜도 재무학에서 발견한 이상현상을 따라갈까? 과거 2015년 6월에 SK바이오팜과 같이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종목이 있었다. SK디앤디 (33,850원 상승150 -0.4%)는 2015년 6월 23일 상장돼 공모가 대비 2배 가격으로 시초가를 형성하고 다시 상한가까지 올랐다.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이 상하 30%로 확대된 뒤 ‘따상’을 기록한 첫 번째 종목이었다.

개미들 달려드는 ‘따상’ SK바이오팜…그들은 돈을 벌수 있을까
SK디앤디 주가는 이후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두 달여간 약 37% 추가 상승했다. 그러나 상장 후 1년 지난 시점에 주가는 상장 첫날 종가 대비 –18% 떨어져 있었고 2년이 지난 뒤엔 –22.5%, 3년이 지나고 –30.4%, 4년 후엔 –38.6% 하락하며 장기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SK디앤디도 재무학자들이 발견한 IPO 장기 수익률 하회 현상(longterm underperformance)을 그대로 따른 셈이다.

물론 미국에 상장된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상장 후 주가가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수백 퍼센트씩 오른 종목도 있다. 이런 종목은 개미들이 상장 첫날 매수해도 장기 보유를 통해 3~4배의 대박을 낼 수 있다. 이런 IPO 대박을 기대하고 공모주를 놓친 개미들이 상장 첫날 매수 주문을 낸다. 또 일부는 상장 후 단 며칠 간만이라도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IPO 주식을 산다. 이들이 바라는 대로 주가가 계속 올라준다면 모두 돈을 벌겠지만, 솔직히 이때부터는 소위 '폭탄 돌리기'로 넘어가게 된다. 비싸게 오른 주식을 누군가 계속해서 사줘야만 내가 팔고 나올 수 있는 도박판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7월 4일 (21: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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