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사회적논의 시작부터 삐걱...의협, 복지부 모두 불참

지난 1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에서 의료진이 바이러스 감염대응을 위한 원격진료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정부의 비대면 진료 도입방침 이후 처음으로 사회적 합의가 시도됐지만 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모두 불참해 일단 적용가능 분야를 선별하는데 그쳤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 7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 논의결과를 6일 발표했다.

해커톤은 규제제도 혁신을 위해 정부와 산업, 학계 등 이해관계자가 참석하는 일종의 끝장토론으로, 논의결과가 정부에 권고된다. 이번 해커톤은 윤성로 4차위 위원장 취임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지난 1~2일 경기도 양평 모처에서 의제리더 4명, 민간과 정부 등 이해관계자 총 60여명이 참여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 제공 △재활-돌봄로봇 의료·복지서비스 강화 △농어촌지역 활성화를 위한 빈집 활용 방안 등 3개 의제를 논의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경우 의협과 보건복지부 등 이해관계자가 끝내 불참해 논의 시작부터 김이 샜다. 4차위가 지속적으로 참여를 설득했지만 의협은 특별한 사유없이 불참입장을 내비쳤고 보건복지부 역시 의협이 불참한 상태에서는 해커톤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병원협회 등 찬성측 초진이후나 건강검진 결과통보, 팬데믹 상황시 비대면진료 필요성 제기이에따라 이번 해커톤 논의는 비대면진료 도입에 찬성하는 의료계 인사들과 병원협회, 의료정보학회, 법률전문가, IT 전문가들 위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당초 논의대상으로 삼았던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가 지난 6월 25일 정부 규제샌드박스의 임시허가를 승인받은 것을 감안해, 국내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 순차적으로 접근하되 안정성과 유효성이 있다고 예측되는 사안부터 서비스를 추진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3기 위원장(4차위 제공). 사진=2020.02.19 뉴스1

참석자들은 또 △코로나19 등 팬데믹 상황에서 전(全) 분야에 비대면진료 도입 △초진 대면진료 이후 단순 설명 시 △건강검진 후 검진결과의 사후관리를 위해 △만성질환 환자를 더 잘 관리하기 위해 ‘1차 의료기관에 한해 대면진료로 초진 이후 비대면 진료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4대 분야를 선정했다.

이와관련 참석자들은 기존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결과를 공유 및 분석하고 적정한 성과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향후 4대 분야 비대면진료 도입 시 발생가능한 문제점에 따른 조치 등이 필요하고, 이에 맞는 세부실행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4차위 관계자는 " 4대 분야 비대면진료 등을 실현하기 위해 이해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2차 해커톤'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번에 정리된 논의 주제는 전문가와 보완해 다음 해커톤에서 대한의사협회 및 복지부 등의 이해관계자를 적극 참여시켜 한 번 더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활·돌봄로봇 확산, 농어촌 빈집활용 등은 의견조율 이뤄져
해커톤에서는 재활·돌봄로봇을 현재의 의료·복지시스템에 편입하는 지원방안에 대해 부처간 의견조율이 이뤄졌다.

재활로봇의 경우 적정 보험수가 산정, 돌봄로봇은 품목 분류를 위한 절차 마련 및 품질관리 수행 필요성에 대해 주무부처인 산업부와 복지부가 협의했다. 또 재활로봇 활용 치료 보편화를 위해 산업부와 복지부가 재활로봇 실증사업 추진도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보행재활로봇 '모닝워크'의 도움을 받아 환자가 보행 재활 운동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

이를 통해, 사회적 약자인 노년층, 장애인들의 숙원사항이던 저렴하게 병원의 재활로봇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안이 보다 쉬워지고 돌봄로봇 활용도 촉진돼 사회복지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4차위는 전망했다

마지막 안건인 농어촌 빈집활용 방안의 경우 농림부가 빈집문제 해결 등 농어촌 지역을 활성화할 필요성에 공감함에 따라 빈집을 활용한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6차 해커톤에서는 ‘빈집을 활용한 비거주 숙박업’을 인정받기 위해 민박업의 거주요건 완화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한국농어촌민박협회 등이 반대해 논의가 무산됐었다.

4차위는 "해커톤이 이벤트성 논의로 끝나지 않고 합의 내용이 실질적인 열매를 맺도록 사후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면서 "예산반영과 법개정 등도 정부, 국회와 협의하고 빠른 시일내 8차 해커톤이 개최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