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처분 제동에 사업부 급매?..난감한 대한항공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에 1조 2000억원의 자금을 신규 지원하기로 결정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의 모습.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이 매각을 추진 중인 기내식 사업부와 기내판매사업부(기내면세점)은 매각 대상으로 물망에 오른 사업 중에도 알짜배기다. 대한항공은 매각 의사를 밝히고 인수 주체들과 폭넓게 접촉하면서도 인력 구조조정 등의 충격파를 감안해 매각 작업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사업부 매각 성사가 임박한 것으로 6일 알려진 가운데 업계는 송현동 부지 처분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미 예고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대한항공은 6000억원 안팎으로 판단되는 송현동 부동산 매각을 추진했으나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원화 결정으로 사실상 매각이 무산됐다.

대한항공은 기내식사업부와 마일리지사업부, 항공기정비(MRO)사업부 등을 매각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MRO 사업은 분사에 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마일리지의 경우 사실상 부채에 해당해 이를 별도로 매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내판매사업은 사업영역이 독립적인데다 제품 대부분이 주류와 화장품 등으로 구성돼 안정적인 수요를 자랑한다. 항공업이 정상화될 경우 매출이 곧바로 평년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6년 기준 1900억원의 매출을 냈고 지난해도 1600억원 가량 매출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선 호텔신라가 지난해 세계 1위 기내면세사업자인 3식스티 지분 44%를 사들인 바 있다. 그랜드관광호텔이 제주항공과 계약해 기내면세를 위탁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사업성이 있다는 의미다.

딜 완료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항공업계는 여전히 변수가 있다고 본다. 매각가 산정 과정에서 항공업 수요 전망에 대해 대한항공과 구매희망 기업 사이에 의견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등으로 기내면세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기내식사업부와 면세사업부 매각은 인력 구조조정을 동반할 수 있는 큰 사안"이라며 "대한항공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해도 어려운 사안인데 부동산 매각 무산으로 급하게 추진하게 돼 난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