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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결혼 못하는데 부동산 사다리도 끊겼다…청년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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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화순 기자
  • 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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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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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2030 부동산보고서 (上)

[편집자주] "공정하지 않다"는 청년의 분노는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터져 나온다. 취업 '바늘구멍'을 통과하면 아파트 청약 '바늘구멍'이 기다린다. 젊다는 이유로 청약 당첨의 기회는 기성세대에게 양보된다. 대안으로 빚을 내 '갭투자' 하거나 '줍줍'에도 뛰어들었으나 그마저도 규제로 다 막았다. 2030세대의 부동산에 대한 분노, 원인과 대안을 짚어봤다.


청약가점 낮은데 '줍줍·갭투자'도 막혔다…청년들의 분노


청주 아파트 / 사진=최동수
청주 아파트 / 사진=최동수
아파트 구매 시장에서 '줍줍'(무순위청약) '갭투자'(전세금을 낀 주택매매) 붐을 일으킨 장본인은 다름 아닌 30대 청년들이다. 이들은 청약가점제로는 40대 이상의 기성세대를 당해낼 수가 없다.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하자 "지금 아니면 영원히 못 산다"는 조급증에 투기성 매매도 마다하지 않았다.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못지 않게 부동산 시장도 "공정하지 않다"는 청년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생애최초 물량 확대"를 주문한 까닭이다.

◆ '바늘구멍' 아파트 청약.."청년을 위한 부동산 없다"

지금의 아파트 청약제도로 청년이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일반분양을 받으려면 청약가점이 높아야 한다. 청약가점은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으로 계산해 40대 이상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다.

면적 85㎡ 미만 기준으로 서울(투기과열지구)은 100%, 수도권(조정대상지역)은 75%가 가점제로 청약 당락을 가른다. 더구나 6·17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이 75곳에서 117곳으로 대폭 확대돼 가점제 적용 아파트가 수도권 전역으로 넓어졌다. 수도권 새 아파트에서 살고 싶은 청년의 욕망은 이번 대책에서도 외면당한 셈이다.

요즘은 청약 당첨만 되면 수 억원 씩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로또 청약'이 속출해 청년들의 박탈감은 더 커졌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99.3대 1로 100대1에 육박한다. 그만큼 청년의 당첨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다급한 마음과 투기심리가 복잡하게 작동하면서 청년들이 '줍줍'으로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무순위 청약인 '줍줍'은 당첨 확률이 높지 않더라도 적어도 나이가 어려 받는 '차별'은 없다.

취직·결혼 못하는데 부동산 사다리도 끊겼다…청년의 분노


◆ "현금부자들은 다 하는데..갭투자 왜 막나" 청년에 가혹한 대출규제


청약이 막히자 청년들은 매매시장에 뛰어들었다. 집값이 무섭게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8월부터다. 서울아파트 매매시장에서 30대가 40대를 누르고 1위로 등극했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 4328건 중 30대 매매건수가 1257건이었다. 비중은 29.04%로 40대 27.81%(1204건)를 앞지르며 '큰손'을 인증했다

현금이 부족한 30대는 갭투자에도 '올인'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북 뿐 아니라 집값이 오를 만한 호재가 있는 청주 등 지방 아파트도 마다하지 않았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어도 단기에 오를 만한 곳이라면 달려갔다. 그러나 6·17 대책에 갭투자를 막는 대출규제가 도입되자 청년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보유 현금이 많지 않은 30대는 주담대, 전세대출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규제 강화로 갭투자가 막히자 "현금부자는 놔두고 청년 사다리만 걷어찼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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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아파트도 생애최초 특공 신설..청년 몫 늘린다

'인국공' 사태에서 분출된 청년의 분노는 청약시장에서도 식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청년 공급 확대로 분노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의 "생애최초 특별공급 확대" 주문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가점제 위주의 청약제도를 3년 만에 개편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결혼했거나 자녀가 있는 무주택자가 최근 5년간 소득세를 냈다면 시가 9억원 이하 아파트 분양을 우선 받을 수 있는 청약제도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이 분양하는 국민주택은 특별공급(전체의 80%) 물량 중 20%를 생애최초 구입자 몫으로 돌리지만 민영주택은 이런 제도가 없다. 민영주택은 특별공급과 일반분양 비중이 각각 43%, 57%로 일반분양 비중이 더 높다. 민영주택에도 국민주택 수준으로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실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공공과 민영에서 모두 공급하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인 소득요건이 완화될 수 있다. 청년이 주택을 첫 구입할 때 취득세 부담도 낮아진다.

권화순 기자



37억 아파트 '줍줍'에 16만명…2030의 부동산 열기



취직·결혼 못하는데 부동산 사다리도 끊겼다…청년의 분노
지난 5월말 성수동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아파트 3채의 새 주인을 찾는 청약에 26만명에 몰렸다. 분양가가 최고 37억58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아파트였다. 당첨 후 하루만에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내고 4개월 후에 또 10%를 중도금으로 내야 해 현금동원력이 필요했다.

이 아파트 청약에 몰려든 26만명 중 60%가 소위 '2030'(20대~30대)이었다. 젊은층이 대거 청약에 뛰어들었을 것이란 추측은 나왔지만 구체적인 숫자가 확인된건 처음이다. 집값 상승세 속에 청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무순위 청약에 뛰어드는 '줍줍(줍고 또 줍는다)' 현상을 대표하는 사례다.

6일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월 진행된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3가구 무순위 청약 모집에 몰린 26만4325명 가운데 11만9847명(45%)이 30대로 집계됐다. 40대(5만8009명)의 배에 달했다. 20대 청약자도 3만9812명(15%)에 달해 전체 참여자의 60%가 2030 청년층이었다. 분양가가 17억4100만~37억5800만원에 달했음에도 역대 청약 최다 인원이 몰린 데는 20~30대의 역할이 컸던 셈이다. 하지만 당첨자는 모두 40대에서 나왔다.

같은달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수원 '영통자이'도 마찬가지였다. 3가구 모집에 10만1593명이 몰렸는데 이중 64%(6만5016명)가 20~30대다. 청년층이 무순위 청약 시장의 주류 계층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2030의 줍줍 열풍은 최근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5월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가 1가구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모집했는데 4만6931명이 몰렸다. 당시 당첨자 1명과 예비당첨자 10명의 명단이 공개됐는데, 11명 중 8명이 30대로 나타났다. 최연소 예비당첨자가 1990년생이다.

줍줍을 향한 2030의 열망은 뜨겁다. 부동산 관련 단체 카톡방에서 그날의 줍줍 일정을 공유하고 프리미엄(웃돈)이 얼마나 될지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줍줍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도 등장했다. 수도권 주요 단지의 경우 단톡방마다 정보가 확산되며 무순위 청약자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운좋게 당첨될 경우 집을 계약할지 말지는 당첨자 발표 후에 고민한다. 실거주 목적으로 무순위 청약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 일부 지역의 경우 짧게는 6개월만에 분양권을 되팔 수 있어서다. 분양금액의 10%만 내면 단기에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정부가 오는 8월부터 분양하는 단지부터 입주시까지 분양권을 되팔 수 없도록 막아선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의 줍줍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행 청약 제도상 2030에게 무순위 청약 외엔 당첨 기회가 거의 제로(0)에 가깝기 때문이다. 민간분양이나 공공분양이나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긴 40~50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20~30대가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가리는 무순위 청약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상훈 의원은 "줍줍현상은 우리나라에서 청년세대가 좋은 집을 갖는 방법이 매우 제한돼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청년에 한해 자유롭게 집을 선택하고, 소유하며, 능력에 맞게 비용을 갚아갈수 있도록 대출규제 등을 과감하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한송 기자



청약 희망고문 못 참아…안산아파트 휩쓴 30대





취직·결혼 못하는데 부동산 사다리도 끊겼다…청년의 분노


'청포자(청약 포기자)'인 2030 세대들의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는 수도권 전역에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초기 투자금이 낮은 안산, 산본 등과 서울 강북권 구축 아파트가 주요 타깃이다. 언제 당첨될지 모르는 청약에 헛된 희망을 키우기보다는 일단 사고 보자는 심리에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이 들썩였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안산 단원구 선부동 소재 '군자주공12단지(전용면적 38.64㎡)'가 지난달 2억1800만원(11층)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6월 같은 층수의 매물이 1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만에 9000만원 뛰었다. 1991년 지어진 입주 31년차 구축 단지인데다 소형 평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올해 1월부터 거래량이 급증, 6월까지의 거래건수(192건)가 지난해 전체 거래량(84건)의 두배를 웃돈다. 전세금을 끼고 매입할 경우 8000만~9000만원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소식에 20~30대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선부동 소재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 경기도 등에서 온 30대들이 많이 샀다"며 "중개소를 운영한 이래로 거래량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 안산 단원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월 2억8179만원에서 지난달 3억1504만원으로 11.8% 급등했다. 수도권 지역 중 최고 상승률이다. 집값 급등 여파로 안산 단원구는 6·17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이 2030 투자자의 주요 타깃이었다.

2030 아파트 갭투자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아파트 입주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아파트 갭투자자(임대목적 거래) 수는 2만10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4.8% 늘었다.

특히 20대의 임대목적 아파트 매입 건수는 지난해 416건에서 올해 1199건으로 3배, 30대는 6297건으로 2.7배 증가했다. 40대의 갭투자는 5931건으로 2.1배 늘었다.

한편 갭투자에 나선 청년층으로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이 들썩이자 문재인 대통령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주택 공급 확대를 주문했다. 내년 시행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을 확대하고 청년, 신혼부부 등 생애최초 구입자에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주택 공급이 확대되면 청년층이 3기 신도시 등에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구축 아파트를 고점에 매입하는 것보다 추가 아파트 공급 물량을 기다리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직·결혼 못하는데 부동산 사다리도 끊겼다…청년의 분노

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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