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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때릴수록 윤석열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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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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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검사가 떳떳하다면 그냥 적극적으로 수사에 응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지난달 말 특수부 검사 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를 만났을 때다. 이렇게 묻자 이 변호사는 “그게...” 라며 선뜻 답을 내놓지 못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 유착’ 수사와 관련해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한 지 며칠 안된 시점이었다. 한 검사(검사장급)는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검언 유착 사건에 등장하는 녹취록의 주인공으로 의심받고 있다.

수사나 법리에 누구보다 밝은 ‘특별수사통’인 한 검사가 스스로 결백하다면 먼저 조사에 응해 진실을 밝히면 되지 않느냐는 취지였지만 결국 동의를 얻지 못했다. 누가 어떻게 수사를 하느냐 따라 기소 여부, 범죄 구성 등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 변호사의 말을 실감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 검사에 대한 수사를 놓고 윤 총장이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피의자측 요청을 받아들여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하자,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이 반기를 들었다. 또 다른 자문기구인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하고 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해 달라며 건의문을 대외적으로 공개해 버렸다. 윤 총장이 대검찰청 명의로 중앙지검의 요구를 일축하자 이번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나섰다.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이 소집한 수사자문단 심의를 중단하고, 총장은 수사 결과 보고만 받도록 지시했다. 자연스럽게 윤 총장의 사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15년 전 노무현 정부 시절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을 땐 김종빈 검찰총장이 미련없이 직을 던졌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다. 검찰의 수장인 총장이 수사팀을 못 믿겠다고 하고 수사팀은 총장이 소집한 자문단을 의심한다. 피의자 신분이 된 ‘특수통 검사’는 수사자문단의 결론을 본 뒤에 수사에 응하겠다며 수사팀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검찰 스스로 다른 검찰의 수사를 못 믿겠다는 거다. 자신들도 못 믿는 수사를 어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까. 법과 원칙에 의한 수사라면 누가, 어떻게 수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을 보는 여론은 갈린다. 진영에 따라 윤 총장의 ‘측근 지키기’ 시도라는 시각과 추 장관 등 여권의 ‘윤석열 흔들기’라는 비판이 맞선다. 여권 인사에 대한 수사 때마다 여권에 의해 화두가 됐던 검찰개혁을 단순히 개혁 과정에서 나타난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없다.

특수부 검사로 커 온 윤 총장은 지금과 똑같이 과거에도 ‘열심히’ 수사를 했다. 성과도 많았지만 탈도 많았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 농단’ ‘사법 농단’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등 모두 윤 총장이 수사를 주도한 사건들이다. 이들 수사 때도 조국 전 장관 일가족 수사 때 못지 않은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졌지만 현 여권은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박수를 보냈다. 국정원 댓글 방해 수사 때는 국정원에 파견됐다 사건에 연루된 고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아이들이 보는 아침 시간에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등 조사에 대한 부담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까지 있었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 적용도 그때그때 다르다. 추 장관은 관례적으로 공개해 오던 검찰의 공소장을 지난 2월 청와대 인사들이 연루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때부터 비공개 방침으로 전환했다. 전임자인 조국 전 장관 때 도입된 피의사실 공표 제한에 따른 것이라지만 왜 하필 청와대 인사들과 관련된 사건부터 금지하느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추 장관은 검언 유착 사건과 관련해선 국회 답변에서 언론 보도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직접 피의사실을 언급해 보수단체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고 과잉 수사, 강압 수사 등 퇴행적인 수사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하지만 개혁에는 내용 못지 않게 개혁 주체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다. 이 신뢰가 없다면 저항과 반감이 커지고 개혁의 동력은 약화된다. 왜 ‘때릴수록’ 윤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지 여권은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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