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판 워크숍' 논란에 입다문 소공연…"지도부 총사퇴해야"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6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사무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연합회는 지난달 25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걸그룹을 초청, 술판과 춤판을 벌였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배동욱 소공연 회장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은 소공연 사무실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워크숍에 대해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7.6/뉴스1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가 방역대책까지 어긴 채 술판·춤판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선 소공연에 대한 예산 삭감과 함께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공연은 지난달 25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에서 진행했다. 워크숍에서 걸그룹이 등장하고 마스크 없는 참가자들이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성난 누리꾼들로 소공연 홈페이지는 마비됐고 페이스북 등에도 일반 국민과 소상공인의 불만이 잇따랐다. 특히나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해마다 수십억원의 예산 지원을 받은 것으로 술판과 춤판을 벌여 비판이 더 거세다. 지난 2월 취임한 배동욱 회장을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론도 제기된다.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소공연은 전날 예정된 최저임금 관련 기자회견도 전격 취소했다. 2021년 적용할 최저임금을 두고 노사의 힘겨루기가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700만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소공연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루 뒤인 이날 소공연은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하돼야 마땅하다"는 입장문 한 장을 내놨다.

소공연은 아직까지 춤판 워크숍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배 회장이 내부적으로 "사려 깊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한데 그쳤다. 김종석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7일 공식 입장표명 등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도 "회장이 아니기 때문에 답변을 하기 어렵다"면서 대답을 피했다. 그는 또 "워크숍이 다양한 여러 프로그램을 갖고 진행됐는데 술 마시고 춤추는 것만 알려져 실제와 차이가 있다"는 해명만 내놨다.

소공연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지난 2014년 설립된 법정 민간 경제단체다.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유일한 경제단체로 2018년 25억원 2019년 29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지급됐다. 혈세로 허투루 사용한데 대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집중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공연 안팎에서 최저임금 심의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지도부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정부는 혈세 지원 대상 심사와 관리감독을 강화해 구태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기부는 예산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 행정점검은 할 수 있지만 소공연이 민간단체여서 조사 또는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예산에 대해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소공연에 대한 국가지원 예산이 삭감될 수 있다"며 "하지만 소공연에 대한 조사권이나 징계권은 없어 어떠한 조치나 제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