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 펀드도 '기본공제' 검토...징수주기 확대도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방향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동익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 고광효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 박종상 숙명여대 교수,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정책연구본부장, 김문건 기획재정부 금융세제과장, 오무영 금융투자협회 산업전략본부장, 오종문 동국대 교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2020.07.07. [email protected]

정부가 2022년 도입하는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 펀드에도 기본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융투자소득세를 매달 원천징수하면 주식투자자의 재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반영, 징수 주기 확대도 고민하기로 했다.
‘펀드 역차별, 월별 원청징수’ 개선될 듯고광효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국장)은 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방향 공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의 월별 원천징수는 납세 편리를 고려해 정한 것”이라면서도 “(업계 지적을 고려해) 더 검토해 최종안에는 더 나은 안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오무영 금융투자협회 산업전략본부장이 “월별로 원천징수하는 경우 투자금액이 감소해 추가수익 기회가 박탈될 뿐 아니라 납부한 세금을 환급받을 때까지 상당 기간 소요돼 회피거래 같은 불필요한 거래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데 대한 대답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월별 원천징수는 기술적인 부분이라 분기·반기별로 조정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집합투자기구(펀드)에 기본공제 혜택이 없는 점도 재검토할 방침임을 밝혔다. 정부안에 따르면 국내 상장주식 양도소득은 2000만원, 해외주식·비상장주식·채권·파생상품 소득은 250만원 공제가 되지만 펀드는 기본공제가 없어 ‘역차별’ 지적이 나왔다.

고 국장은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는 투자 성격이 다르고, 펀드는 저축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도 “여러 지적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해서 최종안을 발표할 때 내용을 말하겠다”고 했다.
"증권거래세, 폐지 안한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방향 공청회에서 김문건 기획재정부 금융세제과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2020.07.07. [email protected]

공청회에선 금융투자소득세가 신설되면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됐다. 증권거래세가 도입된 배경이 투자소득 과세 대체수단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함께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오무영 본부장은 “당장 증권거래세 폐지가 어렵다면 최소한 폐지 로드맵이라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주요 선진국이 자본시장 발전과정에서 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광효 국장은 “증권거래세 폐지 시 부작용이 많다”며 “외국인의 국내주식에 대한 과세를 못하고 고빈도 매매, 시장 왜곡에 대응할 수단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 농어촌특별세(농특세)가 없어진다. 전체 농특세 가운데 증권거래세에서 발생하는 부분이 50%”라며 “이를 다른 어디에선가 걷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논의가 또 필요하다”고 했다. 증권거래세 0.25%에는 농특세 0.15%가 포함돼 있는데,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 이를 대체할 추가 세수 확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주식에도 부동산처럼 장기 보유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고 국장은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은 인플레이션 요소가 있기 때문에 장기보유 시 우대할 필요가 있지만 금융자산은 그렇지 않다”며 “장기보유에 혜택을 주면 단기를 장기로 바꾸는 금융기법 새로 생길 것이고 이 경우 제도가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이월공제 기간(3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주요국 대비 한국이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손익통산 범위가 상당히 넓기 때문데 3년으로 정했다"며 "제도를 시행해보고, 재검토할 수 있는 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