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은 나와 무관" 손사래 친 김동연 전 부총리

머니투데이

거제(경남)·부산=김훈남 기자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후 경남 거제 다대마을 회관에서 '유쾌한 반란' 강연을 진행했다. /거제(경남)=김훈남 기자

"요즘 언론에 대권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지난 7일 오후 경남 거제 다대마을 회관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강연이 진행되던 중이었다. 질의응답 시간에 몸쪽 꽉 찬 돌직구 같은 질문이 나왔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밖 대권 주자" 발언 이후 대권 잠룡으로 부상한 김 전 부총리가 참석한 행사였으니, 누구든 한번쯤 던지고 싶은 질문이었다.

"댓글이요?"

김동연 전 부총리는 질문을 잘못 알아들은 듯 웃으며 이렇게 반문했다. 곧이어 질문을 바로 잡은 그는 "뜻밖의 질문이다"라며 "최근에 그런 얘기가 뉴스에 나와서 봤는데 (김종인 위원장 제안은) 금시초문이고 무관한 일이다"라고 답했다.

"2018년 말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혹여 오해를 살까 고향만 빼고 지방을 다녔다"고도 했다. 김 전 부총리가 올해 초 만든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활동에 대해서도 "정치행보로 오해를 살까 싶어 4월15일 21대 총선 이후에나 시작했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본인의 극구부인에도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됐다. 강연 후 쉬는 시간에 한 참석자가 "지인으로부터 김 전부총리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며 "이런 분이 대통령을 해야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김 전 부총리는 "아유, 그거 저 도와주시는 것 아닙니다"고 손사래를 쳤다.

김 전 부총리의 이번 1박2일 일정에는 청와대 농수산식품비서관 출신인 남양호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이 사진사를 자처했다. 박기출 전 세계한인무역협회장도 동행했다. 행사 항공촬영을 맡은 '유쾌한반란'의 한 회원은 서울에서 자영업을 운영중인 와중에 거제와 부산까지 동행했다. 대부분 김 전 부총리와 가졌던 인연을 계기삼은 사람들이다.

"팬들이 많다"고 말을 걸자 김 전 부총리는 "유쾌한반란에 봉사오신 것"이라며 정치적인 성격을 부인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거제 다대마을 어업인들"이라고 수차례 본인에게 쏠리는 관심을 사양했다. 정치권 중심의 하마평에 '선'을 그으려는 모습이었다.

이튿날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영리해' 강연에서도 이런 모습은 이어졌다. 1박2일 일정 내내 한사코 정식 인터뷰도 고사했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공직생활 마무리 이후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유쾌한반란을 통해 사회변화를 실천하려는 '진정성'을 바로 봐달라는 게 그의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