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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국정원 사건' 입에 올린 秋·尹, 취지는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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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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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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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면담을 위해 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들어서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면담을 위해 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들어서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 유착' 수사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를 수용하는 과정에 두 사람이 나란히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를 언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메시지는 정반대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지휘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현실을 당시 상황을 빗대어 표현했지만, 추 장관은 윤 총장이 당시 부당한 지시를 했던 검찰 수뇌부 처럼 가서는 안된다는 당부의 의미로 활용했다. 이날 봉합에도 양측의 앙금이 전부 가시지는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9일 대검찰청은 추 장관이 지난 2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순간부터 윤 총장은 검언유착 수사팀에 대한 지휘권을 상실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총장이 적극적으로 법적 권한을 다투는 행위를 하지 않는 이상 추 장관의 지휘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의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대검은 뒤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대검은 "(윤 총장이)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 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 밖에 없었다"며 2013년 사건을 다시 꺼내들었다.

국정원 수사 당시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는 검찰 수뇌부의 수사 무마 행위로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윤 총장은 수사팀에서 빠진 뒤 국정감사에 출석해 "(서울중앙지검장이) 야당을 도와줄 일 있냐. 수사를 계속 하려면 내가 사표를 낸 뒤에 하라며 크게 화를 냈다"고 폭로했다. 그는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심각했으며 국정원 직원을 체포했다가 그대로 풀어줘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수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이를 따를 수 밖에 없음을 에둘러 표현하기 위해 당시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지휘에는 어쩔 수 없이 따르지만 정당성은 대검에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러나 추 장관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윤 총장이 언급한 '국정원 사건'을 활용했다. 법무부는 이날 윤 총장의 '지휘 수용'을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낸 입장문에서 윤 총장이 국정원 사건을 언급한 것을 두고, "당시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는 논평을 내놨다.

이는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수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지휘에서 빠지는 것이 공정하다는 취지다. 윤 총장이 검언유착 사건을 무마하려 한다는 것이 추 장관의 시각이다. 윤 총장이 자신의 기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정원 사건'을 끌어들이자 추 장관이 이를 자신의 시각으로 반대로 해석해 맞받아친 셈이다.

윤 총장이 전날 제안했던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한 독립수사본부 구성안'을 놓고도 대검은 법무부가 먼저 제안했다고 하고, 법무부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하는 등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어 양측의 앙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과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서로 다른 얘기를 한 만큼 이번 갈등이 봉합되는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또 정치적인 사건이 다시 불거진다면 누구 하나가 자리를 내놓는 상황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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