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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세상읽기]가뭄과 국가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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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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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통계청
/사진=통계청
작은 여름 ‘소서’가 지나 여름의 한중간에 다다르고 있다. 24절기 중 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소서는 도시인에게는 낯설지 모르겠지만 농사에서는 중요한 시기 중 하나다. ‘소서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 심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소서 때까지 모내기를 못 했으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힘을 합쳐 모내기를 끝내야 한다는 뜻이다.

모내기를 하려면 일손도 많이 들지만, 논이 젖을 정도로 물도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상 봄과 가을에 강수량이 부족해 조선 중기까지 모내기는 국법으로 금지됐다. 가뭄의 위험성 때문이다. 조선시대 같은 농경사회에서는 가뭄이 들어 모내기를 하지 못하면 재난급의 기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시의 과학기술로는 치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 해의 농작을 하늘의 뜻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정조 시대 농업 지식인들의 고견이 담긴 농서 <응지진농서>를 보면 가뭄에 대해 “나는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 하고 천시를 기다리겠다”라고 쓰여 있다. 비가 오지 않아도 땅을 관리하고 제방을 수리하면서 비 올 때를 대비하겠다는 그 당시 농민의 자세는 오늘날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조용한 재난’인 가뭄은 한 번 심각해지면 대처하기 힘든 규모의 피해를 가져온다. 2015년 한반도에 가뭄이 크게 들었을 때 소양강댐이 말라 수위가 157m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의 하한선을 불과 7m만 남겨놓은 적이 있었다. 과거의 기후통계 추이를 활용해 저수지와 댐을 선제적으로 관리한다면 하늘이 마르더라도 땅은 적실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재난, 환경, 기후 등의 시각으로 개별 관리하던 가뭄통계를 하나로 모아 ‘국가가뭄정보통계’를 개발해 한반도의 가뭄 재난예방과 대응을 책임지도록 했다. 이 통계의 주요내용은 한 해 동안의 기상·농업용수·생활용수·공업용수 가뭄의 발생 및 피해상황, 비상용수 지원현황 등이며 작년 12월에 통계청이 국가승인통계로 지정했다. 관계부처 협업을 통한 재난분야 통계로서는 이것이 처음이다.

환난이 닥치면 서로 돕는다는 조선향약의 제일 가치인 ‘환난상휼’을 떠올려본다. 서로 힘을 모아 재난을 이겨내던 우리 선조들처럼 관련 부처들이 그동안 축적해 온 지혜를 모아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것이야말로 국가통계가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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