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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윤석열 vs '다시 몰아칠' 추미애…아직 남은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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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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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1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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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상견례를 위해 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각각 들어서고 있다. / 사진=과천(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상견례를 위해 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각각 들어서고 있다. / 사진=과천(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윤석열 검찰총장은 또다시 살아남았다. '검찰개혁'을 가장 크게 부르짖는 범여권 강경파에선 이번에야말로 윤 총장이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호언장담이 흘러나올 정도로 법무부와 여권이 윤 총장의 사퇴를 몰아붙이는 기세는 무시무시했고 거침이 없었다. 검찰 내부에서도 최악의 사태가 닥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 발동' 카드를 꺼내들었을 때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는 듯했으나 결과적으로 윤 총장을 총장직에서 끌어내리는 추 장관의 '공성전'은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치러야 한 대가도 만만찮게 컸다. 애초에 '윤석열 찍어내기'를 위한 명분으로 내세워졌던 추 장관의 수사지휘가 100% 관철되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개입을 열어놓는 결과를 낳게 됐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의 내용이 윤 총장의 최측근이자 '조국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한동훈 검사장이 연관된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대한 것이란 점도 윤 총장에겐 뼈아픈 점이다.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검언유착'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한 검사장을 겨냥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바탕으로 윤 총장에 대한 감찰 등 또한번 사퇴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사퇴'를 향한 추미애 압박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사퇴 압박은 지난달 후반부터 노골적으로 표면화됐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관련 조사 배당을 놓고도 수사지휘 문제가 불거지는 등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당시 추 장관은 7월 인사를 예고하면서 지난 1월에 준하는 대대적인 검찰 인사를 준비 중이란 얘기가 나오던 때다. 일부 검찰 고위직들에겐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나줄 것을 타진하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한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유력시되는 가운데 이에 맞춰 새 진용을 짜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은 7월 인사 이전에 윤 총장 거취 문제를 끝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윤 총장이 사퇴하기 전까진 7월 인사를 내지 않을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윤 총장은 '조국 수사' 이후 여권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동안에도 검찰총장직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추 장관과 여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가까운 인사들이 그만 물러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해도 요지부동이었다 한다.

검찰청법 8조가 결부된 수사지휘권 문제에도 그가 사퇴 대신 '버티기'에 들어간 것은 자신의 사퇴가 결국 추 장관의 위법한 권한 남용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란 인식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윤 총장은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위법하다고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재지휘를 건의하려고 했다. 결국 추 장관의 지시를 수용하게 됐지만 '형성적 처분'에 의한 지휘권 상실이라고 명시하며 추 장관의 직권남용 가능성을 암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백기투항해 부당한 수사지휘를 너무 쉽게 받아들였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여권이 윤 총장을 쉽게 내보내지 못한다는 걸 잘 알지 않느냐"며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더라도 부당함에 대해 제대로 부딪혀서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었는데 왜 저런 식으로 무기력하게 항복선언을 했는지 모르겠다. 자리보존을 위해 덮고 간다는 느낌밖에 안준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조국 수사'와 '한동훈 수사'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 논란이 일단락된 후 10일 페이스북에 "그동안 언론과 정치권은 장관과 총장의 갈등으로 구도를 잡고 승부에 내기를 걸었으나 그것은 저의 관심 밖이었다"며 "저는 누구를 상대로 이기고 지는 것에 저를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에 복종 의무가 있는 검찰총장과 갈등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또 "공정과 정의에는 천의무봉(天衣無縫)이어야 한다. 올바르게 수사하고 올바른 결론을 냄으로써 바로 세우는 것 그것이 우리의 길"이라고도 했다.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윤 총장의 '측근 감싸기'를 질타했던 추 장관은 이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하는 수사팀에 한 검사장에 대한 '올바른 결론'을 촉구했다.

애초에 서울중앙지검에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맡긴 것은 윤 총장인데 수사 공정성 문제를 불거지게 해 문제를 키우고 결국 법무부 장관의 개입 여지까지 만들면서까지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에 이번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추 장관의 직할부대란 곱지않은 시각을 받게됐다.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계기로 "추 장관이 직접 검찰총장 노릇을 하려 한다"는 뒷말이 나온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가 추 장관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조국 전 장관 사건 때와는 반대의 위치에 서 있다. 조 전 장관 사건 때 추 장관이 수세적, 윤 총장이 공세적이었다면 이번 '검언유착' 사건에서는 서로의 입장이 반대다.


윤 총장과 한 검사장은 '조국 수사'의 두 주역으로 지목돼온 당사자다. 특히 여권에서는 한 검사장 뿐 아니라 윤 총장도 유착 사건의 당사자란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수사 지휘권'을 관철시키며 주도권 싸움에서 승기를 잡게 된 추 장관이 압박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쥘 것이 분명해 윤 총장의 입지는 좁아지고 거취 이슈 역시 더 거세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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