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시장'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어떤 영향?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역 정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9년2월11일 서울시가 2032년 35회 하계올림픽 유치 도시로 선정 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거돈 부산시장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9.2.11./뉴스1 © News1 김정수 기자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내년 4월 예정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역 정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장,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대선급’으로 판이 커지는 만큼 각 당의 셈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2일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 죽음을 애도하면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우선 박 시장과 함께한 민주당 소속 인사들의 경우 SNS를 통해 박 시장의 명복을 기원하고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통합당 인사들은 박 시장과 관련해 ‘성추행’ 의혹 등이 제기되는 만큼 서울특별시장(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조심스럽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추모와 별개로 각 당은 박 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내년 4월 예정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4월23일 자신의 성추행 사실인 인정하고 사퇴하면서 확정됐다.

여당이자, 오 전 시장이 속해있던 민주당은 복잡한 상황이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을 보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 조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 시절 생긴 당헌이다.

오 전 시장이 '성추행'을 인정하고 사퇴한 만큼 귀책사유는 분명하고, 이에 따라 공천을 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우선 나온다. 반면, 부산시장의 직접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반론도 당내에서 만만치 않다.

오 전 시장 사퇴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잦아들었던 공천 문제는 박원순 시장 사망 이후 다시금 내부에서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대선급'으로 판이 커졌고, 다음해에 있을 대선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대선에서 부산을 중심으로 한 PK지역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 총선에서 전국 선거와 달리 PK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보궐선거를 통해 조직을 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이 때문에 결국 '공천'을 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반면 지난 총선 패배란 결과에, '성추행'으로 보궐선거가 진행돼 민주당에 불리한 선거가 예상돼 공천을 하기보다 한 번 쉬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박 시장의 장례가 마무리되지 않아 '추모' 분위기 속 내부 목소리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선거가 불과 10개월도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공천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 세미나' 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7.1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통합당 역시 보궐선거를 주목하고 있다. 당장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내년 보궐선거는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통합당 내부의 보궐선거의 관심도가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발언이다.

당초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퇴로 치러지는 만큼 통합당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공천' 자체가 논란이 된 민주당과 달리 통합당에서는 부산시장 출신인 서병수 의원을 비롯해 이진복, 유재중, 유기준, 이언주 등 다양한 인사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이들 중 일부는 선거전에 돌입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통합당의 부산시장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우선 나온다.

부산보다 규모가 큰 서울시장 선거가 치러지면 지역 이슈가 가려지고, 결국 오 전 시장의 ‘성추행’ 문제가 유권자의 머릿속에 각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가 전국적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지역 민심이 부산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 지난 총선에서 PK와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은 민주당이 압승했다.

박 시장 사망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현재 구도로는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다소 앞서 있고 이 분위기가 PK로 이어질 경우 통합당이 부산에서 다소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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