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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대책 후에도 집값 또 오르면…신뢰 잃은 부동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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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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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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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집값 잡는 정책→무주택자가 집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으로 대전환 필요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정부는 7·10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예상대로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취득세, 양도소득세를 대폭 강화하고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졌던 과도한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1주택자는 단기 양도차익을 제외하고 취득세나 종부세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한편 생애 최초 및 신혼부부 등 3040세대의 주택구입 지원을 강화했다.

이번 대책에서도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주된 타깃은 역시나 다주택자이며, 이들에게 부과될 세금 부담을 대폭 늘리면 그들이 보유한 주택을 결국 매도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정부가 그렇게 바라던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거라는 논리가 깔려있다.

7·10 부동산대책이 정부가 의도한 대로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는 한동안 지켜봐야 하지만,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내놓았던 수많은 부동산대책들의 속성과 방향은 근본적으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기본적으로 다주택자들을 시장을 교란하는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누려온 각종 혜택을 없애고 종부세 등 각종 페널티를 부과하면 매물이 쏟아져 나와 집값이 떨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집없는 서민들이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질 것이란 논리다.

하지만 지난 3년 반동안 정부가 내놓았던 부동산대책들의 효과는 그리 강하지도 또 오래 지속되지도 못했다. 부동산정책이 나올 때마다 시장은 술렁였고, 늘상 세금 폭탄이라는 보도가 이어졌으며 다주택자들은 세금이 얼마나 오르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다주택자들은 규제와 각종 세금 부담에도 집을 팔기보다는 보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왜냐하면 규제가 나올 때마다 매번 집값은 올라주었고 상승한 집의 가치가 새롭게 부과되는 세금에 비해 월등했기 높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가 핀셋으로 규제한다는 지역마다 집값이 올라 정부가 집값이 오를 지역을 미리 찍어준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니 집값을 잡겠다는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정부가 아무리 규제를 강화하고 엄청난 세금을 부과해도 그보다 더 높은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면 다주택자로선 집을 팔 이유가 없는 것은 경제적으로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3년 전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집을 파실 기회를 드릴테니 파시라”면서 다주택자들을 향해 경고성 멘트를 날렸다. 하지만 다주택을 소유한 고위공직자들이나 국회의원들까지도 이런 경고를 따르지 않았고 최근까지도 집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유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는 집을 팔라고 해놓고 정작 위정자들은 집을 팔지 않은 꼴이 됐으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느낀 배신감은 어땠을지 짐작할 수 있다. 혹시나 만약 3년 전 김 장관의 말을 듣고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집을 판 소유주들은 적어도 수억원의 손해를 본 셈이니 국토부를 향해 손해배상청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게다.

더 이상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을 신뢰하지 않는 국민들, 특히 2030 젊은 세대들은 수억원씩 오른 집값을 바라보면서 허탈감에 빠진 동시에 지금이라도 집을 사지 않으면 영영 집을 살 수 없을 거라는 불안 속에서 소위 영혼까지 끌어모은 ‘영끌 대출’을 받고 부랴부랴 집을 구매하는데 동참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보험 등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36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조원보다 두 배 가량 늘었고, 상반기를 기준으로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런 상황에도 여전히 규제를 통해 투기 수요를 억제함으로써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장 확실한 것 중 하나는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실수요자 보호,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이라는 3대 기조는 초지일관 견지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견지해 갈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여당인 민주당도 최근 "주택 투기와의 전쟁에 나서는 자세로 이번 대책을 성공한 주택정책으로 만들어가겠다"며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다주택자를 규제하고 대출을 엄격히 통제해서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나 여당의 의도는 이해하겠다. 그리고 시장의 안정화와 건전성을 위해 투기불로소득을 막아야 한다는 전제에도 십분 동의한다. 그러나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았던 그동안의 부동산정책의 결과는 어땠는가? 그렇게 누르고 규제해서 잡힐 집값이었다면 벌써 잡혔어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럴 기미가 조금도 안 보였다. 6·17 대책 발표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더 강한 규제를 담은 7·10 대책이 나온 것만으로도 다주택자들을 규제해 매물을 내놓도록 하는 규제일변도의 정책은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신뢰가 핵심인 부동산정책은 더 이상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최근 6·17 부동산대책이 '효과 없을 것'이라고 응답자가 49.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절반 가량이 이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17 대책 이후 최근 7월 초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물론 전국의 아파트 가격의 상승폭은 이전보다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의 합동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0%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당장 7·10 대책 이후에도 또다시 집값이 꿈틀거리고 여기저기서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면 그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에도 규제가 부족했으니 23번째 대책을 통해 집값을 더 잡아야 한다고 말할 것인가?

물론 현재 시장 상황이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에게 불리한 상황인 것은 맞다. 코로나19로 급격하게 추락한 국내외 경기로 전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유동성이 시장에 풀렸고 국내에서도 시중 부동자금(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지난 3월 기준으로 약 1100조원에 달해 역대 규모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금리마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투자할 곳을 잃어버린 자금은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으로 밀물처럼 쏠리는 상황에서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정부의 규제로 막아내는 것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부동산을 규제해서 오르는 집값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지난 3년간의 정책으로 충분히 증명이 됐다.

이처럼 집값을 잡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집값을 잡기 위해 더이상 씨름하며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대신 집없는 서민들에게 대출 규제를 풀어주고 저금리 등 각종 금융 지원이나 분양 혜택을 주어 집을 마련하도록 도와주는게 훨씬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이다. 그래야 집값이 올라도 불만이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3년을 실패하고도 규제를 통해서 집값을 잡겠다는 부동산정책 논리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문 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영영 부동산정책은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이제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7월 14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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