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김화진칼럼]아산 정주영과 존스 홉킨스

머니투데이
  •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0.07.14 03:39
  • 글자크기조절
  • 댓글···
[김화진칼럼]아산 정주영과 존스 홉킨스
미국 볼티모어에 위치한 존스홉킨스대와 존스홉킨스대 병원은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 1795~1873)의 유언에 따라 설립되었다. 홉킨스는 철도와 금융을 포함한 여러 사업에 성공해서 거부가 되었던 사람이다. 1996년까지 미국 역사에서 가장 부자였던 100인 중 69위에 꼽혔다. 52세에 은퇴해 자선과 사회사업에 주력하면서 78세까지 살았다. 홉킨스는 독신이어서 자녀가 없었고 따라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유산 중 700만달러(현재가치 약 1억5000만달러)를 대학과 병원 설립에 반반씩 쓰게 했고 1876년, 1889년에 대학과 병원이 각각 출범했다. 이 기부금 액수는 당시까지 미국 최대였다.

홉킨스는 타계하기 9개월 전에 병원의 비전과 이사회를 자신이 직접 작성하고 구성했다. 홉킨스는 설립될 병원이 “최선의 환자치료, 의료진 훈련, 의학의 발전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의 추구”에 매진하기를 희망했는데 이를 실현할 이사회를 볼티모어 지역의 지식인들로 구성했고 이들이 최고의 의료진과 교수들이 모여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존스홉킨스대는 지금까지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는데 그중 16명이 의학상 수상자다. 하버드대 의대 15명보다 많다.

존스홉킨스대에서는 의대와 함께 국제대학원(SAIS)이 특히 저명하다. 세계 각국의 외교 수장과 대사급 외교관들을 배출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 정몽준 이사장이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95년에 존스홉킨스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1996년 SAIS에 국제경제 및 경영 부문 정주영 석좌교수직이 설치되었다. 정주영 석좌교수직 홈페이지에는 아산의 남북한 경제교류 기여와 정주영이 아산재단을 설립한 취지, 아산재단의 활동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훗날 이어진 인연이기는 하지만 아산과 존스 홉킨스 두 인물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아 보인다. 우선 존스홉킨스 병원 홈페이지는 설립자를 “정직하고 관대하며 비전이 있었고 다소 완고하며 협상에서 강경했다”고 소개하는데 마치 아산을 소개하는 것 같다. 홉킨스가 영세한 농장(담배)을 운영한 집안의 11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는 점도 가난한 농부였던 부친의 8남매 중 장남이었던 아산을 연상시키고 3년 동안 초급학교에서 공부하고 12세부터는 농장일을 했다는 것도 그렇다.

가장 큰 공통점은 종합대학과 대형병원을 설립했다는 점이 될 것이다. 미국의 4대 종합병원으로 메이오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존스홉킨스대 병원을 드는데 이 중 유일하게 의사가 아닌 기업인이 설립한 병원이 존스홉킨스다. 기업인 정주영도 1969년에 울산대학을 설립했고 1977년에 병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아산재단을 설립했다. 정주영의 사재 출연금 500억원도 한국 역사상 최대 금액이다(당시 정부의 사회복지예산이 195억3400만원이었다). 정읍을 시작으로 지방의 무의촌부터 병원들이 설립되기 시작했고 1989년에 존스홉킨스대 병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환자 중심’을 표방하는 서울아산병원이 개원했다.

아산은 ‘가난과 질병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아산재단을 설립했다. 그래서 아산병원은 소외계층과 지역사회를 위한 병원이기도 하다. 위안부 할머니, 6·25 참전 군인들에게도 의료봉사를 제공한다. 아산은 아산재단을 “한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 일해서 크게 발전한 한 개인의 생이 거두는 최선의 보람”으로 생각했다. 아산재단은 ‘아산정신’의 요체다. 아산은 아산재단이 ”100년, 200년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이 몇 안 되는 소망이라고까지 회고록에 적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9년에 30살이 되었다. 이제 2705병상으로 국내 최대 병원인 동시에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 조사에서 14년간 연속으로 ‘가장 존경받는 병원’이다. 2018년 해외환자 1만7999명으로 글로벌 한국의료를 선도한다. 간이식수술, 심혈관치료 등 분야에서 이미 세계 의료를 선도하는 연구중심 병원이다. 뉴스위크지는 서울아산병원을 2020년 글로벌 100대 병원 중 37위에 올렸다. 머지않은 장래에 아산병원이 존스홉킨스대 병원과 그 위상을 나란히 하는 발전을 이루어냈으면 좋겠다.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