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학생 비자제한에 '페북'도 나섰다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학교의 안전한 재개를 위한 국가적 대화’ 행사서 팔짱을 끼고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워싱턴 AFP=뉴스1]

사진제공=뉴시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한 방침에 하버드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등이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페이스북도 반발 행렬에 동참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대거 미국을 빠져나갈 경우 기술인력 채용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한 방침에 맞선 하버드대학교와 MIT의 소송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조치로 절반 이상의 유학생이 출국한다면 미국 기업의 이익이 상당 부분 침해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페이스북과 함께 구글, 트위터, 스포티파이 등 미국 주요 IT 기업 또한 하버드와 MIT의 소송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기술 인력 채용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한 방침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자의적 결정으로부터 경제계를 보호해야 한다'는 미국 연방법의 오랜 규정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은 외국 학생이 미 대학을 졸업한 후 학생비자 상태로 미 기업에서 1년간 취업할 수 있는 소위 ‘OPT’ 프로그램이 위협받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유학생과 기술인력 비자제한 방침으로 구글ㆍ페이스북 등 외국인 개발자를 대거 고용하는 테크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은 앞서도 나온바 있다. 이들 인력은 미국인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로 고숙련 노동력을 제공해왔다.

한편 하버드대학교와 MIT는 지난 8일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한 방침을 중지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보스턴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두 대학은 "유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 자국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고, 비싸며,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6일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 규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ICE는 2020년 가을학기의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는 비이민자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고 신규 비자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