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환자 계좌서 거액이…범인은 '얼굴인식' 악용한 요양사

머니투데이

최연재 인턴기자

피해자 A씨의 사위인 제보자 잉 씨 /사진제공=지앙쑤티비 캡쳐

스마트폰 얼굴 인식 기능을 악용해 전신마비 환자의 모바일 계좌에서 돈을 갈취한 한 요양사가 붙잡혔다.

지난 13일 후베이성 우한 공안국은 요양사 장 모 씨가 자신이 돌보던 60대 전신마비 환자의 돈을 모바일 계좌에서 몰래 인출한 뒤 도주하려던 것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용의자 장 씨는 요양사 중개 업체를 통해 지난 1월 우한 시 60대 환자의 집에 파견됐다. 장 씨는 환자 A 씨를 돌보는 대가로 4500 위안(약 77만 원)을 받았고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할 경우 따로 추가 수당 100~200 위안(약 1만 7000원~3만 4000원)을 받았다.

하지만 장 씨가 파견된 후 2월, A씨의 사위인 잉 모 씨는 장모로부터 통장에서 수 만 위안의 돈이 빠져나간 것 같다는 전화를 받았다. 잉 씨는 요양사를 의심했고 그에게 “당신 집에 돈이 필요하면 빌려줄 수 있고,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돕겠다”면서 “하지만 몸이 아픈 장모를 이용했다면 용서할 수 없다”고 그를 추궁했다.

알리페이 얼굴인식 결제 앱/사진제공=AFP

결국 장 씨는 A씨의 위챗 계좌에서 5만 위안(약 870만 원)을 무단으로 자신의 통장에 송금한 것을 자백했다. 하지만 경찰의 추가 조사 결과 장 씨는 A씨의 휴대폰에 알리페이 결제 앱을 설치한 뒤 자신의 계좌에 연동해 그의 돈 17만 위안(약 3000만 원)을 추가로 송금한 사실도 드러났다. 장 씨는 송금 뒤 알리페이 앱은 곧바로 지웠다고 말했다. A 씨의 집에서 일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장 씨는 총 22만 위안 (약 3870만 원)을 갈취했다.

범행을 하기에 앞서 장 씨는 A 씨의 집으로 배달되는 고지서에 적인 그의 개인 정보들을 수집했다. 그런 뒤 침대에 누워서 생활하는 A 씨에게 “오늘 얼굴이 너무 예쁘다”면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말한 뒤 앱에서 요구하는 얼굴 인식 과정을 손쉽게 통과했다.

이번 사건을 겪은 뒤 피해자 A 씨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로 확인됐다.

잉 씨는 요양사 장 씨의 재판뿐만 아니라 장 씨를 소개한 중개 업체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파견 당시 중개 업체는 장 씨의 범죄경력 유무와 요양사 자격 및 경력 등을 검토한 뒤 신원 보증을 했다는 점에서 중개 업소도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피해자 측의 입장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중개 업체 측은 수사 결과가 나온 뒤 고객과 협의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장 씨는 현재 코로나19를 이유로 구속 수사 대신 보석 심문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