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정부 6월 적자 8640억달러…2차 대전 이후 최고

6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버스 정류장. 뒤로 미국의 국가 부채를 알리는 전광판이 보인다./사진=AFP

미국 연방정부의 6월 재정적자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역대 최대치인 8640억달러(약 1041조원)를 기록했다. 작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누적 국가부채 규모는 3조달러(약 3620조1000억원)를 넘겼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지난 6월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8640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위기로 대규모 부양 패키지(현금지급, 실업수당 포함)를 벌써 4차례 가동한데다 세수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지난 4월의 7380억달러를 넘어선 신기록이다. 매년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에서 첫 9개월 동안 기록한 재정적자도 2조7400억달러로 역시 최대 규모다. 이번 회계연도의 6월까지 누적 세수는 전년 동기보다 13.4% 줄어든 2조2600억달러에 그쳤지만, 지출은 49.1% 급증한 5조달러에 달했다.

WSJ는 "이대로라면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7월~올해 6월 사이의 GDP 대비 국가 부채비율은 14%였다. 이는 미국이 경기침체에서 회복되기 시작했던 지난 2010년 2월의 10.1%보다 높은 수치다.


6월 재정적자 급등은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을 잃은 실직자들에게 기존 실업수당에 주 600달러를 특별 추가 지급하고, 중소기업 고용 유지를 위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가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PPP 사업으로만 5110억달러가 지출됐다. 의회가 승인한 3조달러대 경기부양책을 집행하는 데에도 많은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전체 적자가 3조7000억달러(약 3620조1844억원)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조4000억달러의 종전 기록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여야가 추가 부양안과 주당 600달러의 코로나 특별 실업수당 연장에 합의하면 적자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미 정부와 의회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해 4차례에 걸쳐 3조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여기엔 가정에 현금을 직접 주는 정책, 주정부·지방정부에 대한 긴급대출 및 보조금, 중소기업 대출지원정책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개인과 기업의 소득세 납부도 7월 15일까지로 연기했다.

이밖에 CBO는 올연말 미국 전체 실업률이 10.5%로 올해를 마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미국 전체 실업률이 3.5%였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4분기 GDP는 전년 동기대비 5.9%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