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다음은 체코"…한수원, 원전수출 '팀코리아' 출격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에 나선다. 수주에 성공하면 UAE 바라카 원전 이후 2번째 수출 실적이다. 한수원은 한국전력기술, 한전연료, 대우건설 (3,685원 ▲10 +0.27%), 두산중공업 (15,920원 ▲150 +0.95%) 등으로 '팀 코리아'를 꾸려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한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한수원은 이달초 사업모델을 확정한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신규 건설하는 1000~1200MW(메가와트)급 원전 입찰에 참여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체코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신규원전 건설 발주를 위해 사업모델, 재원조달 방안, 사업일정을 발표하는 등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약 8조원으로 추정된다.

수주를 위해 한수원은 이달 중 준비단계를 거쳐 한전기술, 한전연료, 두산중공업, 대우건설 등이 참여하는 팀코리아 입찰 전담조직(TF)을 구성하고 입찰서 작성 및 질의 대응 업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수원은 체코 측에 UAE 사업 및 국내 사업의 성공적 사례를 기반으로, EPC(설계, 구매, 시공) 턴키모델에 구매, 하도급사 선정 등의 분야에 발주처 참여를 포함하는 사업모델을 제안했다.

체코정부는 올해 말 신규원전사업 입찰안내서를 발급할 계획이다. 입찰안내서가 발급되면 6개월간의 입찰서 작성 및 제출 후 공급사에 대한 평가가 진행된다.

한수원은 입찰 예정노형인 APR1000의 기술적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받기 위해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EUR은 유럽사업자 공통의 신형원전 설계 표준요건이다. 한수원은 2017년 11월 APR1400의 유럽수출형 원전인 EU-APR 노형에 대한 EUR 인증을 받았다.

성공적인 사업 수주를 위해 체코 현지 아이스하키팀을 후원하고, 신규원전 지역 대상 봉사활동,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의료 물품 지원 등 저변에서부터 신뢰를 쌓는 차별화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해 체코 하블리첵 산업부 장관, 다나 드라보바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발주사인 CEZ 경영진 등을 만나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 경제성, 국내 및 바라카 원전사업의 성공적 사례를 적극 설명했다. 현재 체코에서 가장 선호하는 잠재공급사 중 하나로 한수원이 고려되고 있다는 것이 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은 주력산업인 중․대형 상업원전 건설 뿐 아니라 운영, 정비 및 해체에 이르는 원전 전주기 산업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루마니아 원전 운영정비 시장과 이집트 엘다바원전 건설사업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올 4월엔 캐나다 원자력엔지니어링 회사 키넥트릭스(Kinectrics)와 캐나다의 원전해체 현장에 국내 원전해체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캐나다 해체엔지니어링 지원 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 중으로 원전해체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다. 원전해체 인력이 해외로 파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엔 가동원전의 엔지니어링과 설비개선 분야 해외시장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국제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노내핵계측 기자재 공급(리얼게인社) 및 루마니아 방폐물저장고 타당성평가 용역 수주, 슬로베니아 복수기 자성이물질 공급사업(대동피아이社) 수주 등이 대표적 성과다. 국내 중소기업과 한수원이 협업해 개발한 기술로 이뤄낸 쾌거라는데 의미가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국내에서는 안전한 원전 운영에 힘쓰고 해외에서는 전략적 수주활동을 통해 세계적으로 우호적인 원전수주 여건을 조성해나가고 있다"며 "국내기업들과 함께 세계로 진출해 원전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세계 최고의 원자력발전 기술을 보유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