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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없고, '피해 호소 직원'만 있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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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현 기자
  • 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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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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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식 서울시대변인이 15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직원 인권침해 진상 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황인식 서울시대변인이 15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직원 인권침해 진상 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가 15일 발표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문 관련 입장에는 '성추행'도, '피해자'도 없었다. 박 시장이 성추행으로 피소가 됐음에도 성추행은 '직원 인권침해'로 바뀌었고, 피해자 대신 '피해를 호소하는 직원'만 등장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이 피해자가 성추행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성추행' 없는 서울시 입장...사건 진상규명은 '합동조사단'으로


서울시가 15일 오전 11시 발표한 '직원 인권침해 진상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 /자료=서울시
서울시가 15일 오전 11시 발표한 '직원 인권침해 진상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 /자료=서울시

서울시는 이날 오전 11시 '직원 인권침해 진상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발표했다.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가능한 모든 조치를 통해 피해 호소 직원과 함께 하겠다"며 "민관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박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 후 엿새 만에 나온 서울시의 공식입장이지만 ‘성추행’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지만 성추행 대신 ‘인권침해’라는 모호한 단어를 썼다.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가 사전에 박시장에게 피소 사안을 보고했는지’, ‘피해 여성의 성추행을 사전에 여러 번 호소한 것이 사실인지’ 등의 질문에도 구체적인 답 대신 "합동조사단에 의해서 밝혀질 것"이라는 말로 피해갔다.

사실상 책임과 진상규명을 합동조사단에 미룬 셈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시장 비서실 내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누구는 '피해 직원', 누구는 '피해 호소 직원'...피해자 변호인 "언어의 퇴행"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낸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고소인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박 시장의 성추행이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낸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고소인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박 시장의 성추행이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서울시가 사용한 '피해 호소직원'이라는 표현도 도마에 올랐다. 이미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는 정치권에서 사용되면서 수차례 비판이 일었던 단어다. 성추행 사실 관계를 따질 수 없어 피해자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전일 SNS에 ‘피해 호소인’, ‘피해 호소여성’ 이라는 단어와 함께 “언어의 퇴행”이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피해자라는 말을 놔두고 피해 호소 여성이라는 생소한 신조어를 만들어 쓰는 것은, 성추행 사실을 인정할 의사가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황 대변인은 피해자로 잘못 지칭돼 사진이 유포되는 등의 피해를 입은 시청 직원에 대해서는 '피해 직원'이라고 지칭했지만 유독 성추행 피해 직원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피해 호소 직원'으로 불렀다.

법조계에서도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법무법인 더펌의 정철승 대표변호사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며 "어떤 의미인줄은 알겠으나 법률적으로 쓰는 용어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고소인 측은 ‘피해자’, 피고소인 측은 ‘고소인’으로 호칭한다"며 "중립적인 표현을 원한다면 고소인으로 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피해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를 담거나 강조하고 싶어서 ‘피해호소인’으로 부르는 것 같다"며 "굳이 호소라는 말을 붙인 것은 ‘피해자’와 구분짓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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