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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눈물 난다” 탁현민의 ‘특혜성 일감’에 기획사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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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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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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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재무 건전성도 없는 신생기획사에 정부·청와대 일감에 기획사 분노 ‘계속’…“절차 과정 공정했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진=뉴시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진=뉴시스
한겨레가 최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최측근이 설립한 신생 공연기획사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행사 용역을 22건 수주하면서 챙긴 매출이 30억원이라고 보도하자, 청와대는 “명백한 오보이자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행사 따내기에 필사적이었던 기획사들은 공정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며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청와대 행사와 정부 부처 행사는 계약 주체가 달라 총 건수를 구분해야 한다”며 “해당 기획사가 청와대로부터 수주(수의계약)한 행사는 총 3건이 전부이고 이 계약으로 받은 금액은 8900만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업체가 수주한 대통령 참석 행사가 15개라는 데 대해 3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부 부처의 행사”라고 했다.

특히 해당 기획사가 2018년 3월 법인등기 전에도 행사를 수주했다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청와대 행사를 기획하는 능력은 법인등기 여부와 상관없다”고 밝혔다.

해당 기획사란 탁 비서관과 가까운 인사들이 2016년 말 설립한 기획사 '노바운더리'를 일컫는다.

설립 년도만 봐도 신생 기획사인데, 이 기획사가 3건을 수주하든 22건을 수주하든 정부부처는 물론, 청와대 행사까지 맡은 일 자체를 업계에선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의아해 한다.

취재에 응한 몇몇 베테랑 공연 및 행사 기획사들은 절차는 불투명하고 과정은 건너뛰었으며 결과는 특혜로 끝났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와 공연 기획에 15년을 몸담은 A기획사 B대표는 “기본적으로 어떤 나라가 정부 행사를 줄 때 (나라 장터에) 고시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정부가 하는 행사의 금액은 얼마고, 컨디션(각종 조건)이 어떻고 하는 상세 내용들이 공개적으로 부쳐져 업체들이 입찰 지원을 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최종으로 선정되기까지 건너야 할 산도 적지 않다. 1지망부터 3지망까지 적는 것부터 여러 번의 미팅까지 대면해서 결정해야 할 사안도 차고 넘친다. 노바운더리가 수의계약으로 따낸 국방부 삼정검 수여식 행사에 대해서도 B대표는 “아무리 급해도 검증된 기획사를 고르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인데, 이를 무시하고 일단 뽑고 사후 정산을 한다는 것 자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나랏일은 보통 긴급행사로 고지되는 경우도 거의 없을뿐더러 설사 수의계약을 할 정도로 긴급하다 해도 말도 안 되는 업체가 선정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4대 보험 지불가능한 회사인지, 직원이 몇 명인지, 어느 정도 경력인지 같은 기본 조건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C이벤트 기획사 D대표는 “지방 문화재단에서조차도 그런 조건들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며 “객관적으로 부정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내용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까다롭게 심사를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D대표는 “탁 비서관이 들어가기 전까지 청와대에서 행사를 주로 맡은 베테랑 회사들이 많았을 텐데, 대통령 참여 행사에다 긴급까지 요구되는 상황의 행사에 왜 신생 기획사가 투입됐는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했다.

정부 행사만 10년 넘게 맡은 E업체의 F실장은 “정부 행사 하나 따는 건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든 일”이라고 털어놨다. F실장에 따르면 정부 수의계약은 보통 2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에 이뤄진다. 낮은 금액에서만 통용되는 계약이라는 뜻이다.

5000만원이 넘는 계약을 할 때도 소상공인이나 여성 기업 등 제한된 조건이 아니면 일반인은 거의 따내기가 힘들다. 특히 대통령이 참여하는 행사는 경호비용만 4000만원이 넘기 때문에 5000만원 이하의 수의계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4월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 리허설. 탁현민 청와대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1년 전 남북정상이 처음으로 만난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행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4월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 리허설. 탁현민 청와대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1년 전 남북정상이 처음으로 만난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행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무엇보다 입찰할 경우 정부 사업은 실적과 재무 건전성이 필수다. 2, 3억짜리 사업을 해본 실적이 있어야 ‘검증 과정’을 통과할 수 있고 채무관계나 재무재표가 좋아야 신용에 대한 점수도 올릴 수 있다.

F실장은 “이 신생 기획사가 그런 검증의 재료들이 있었을 리 만무한데 정부 행사는 물론, 청와대 행사까지 가져간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 행사 하나 따려고 피땀 흘리며 목숨 걸듯 해온 경험을 생각하면 허무함만 남는다”고 허탈해 했다.

전화통화로 만난 몇몇 행사 및 공연 기획사 관계자들은 “멘붕에 빠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나는 왜 지금까지 신용평가 잘 받으려고 실적 관리에 목을 맸는지 모르겠다”(G기획사 대표) “대통령 참여하는 행사 한번 하는 게 모든 행사 업체들의 소원이다. 사업 금액을 많이 받는 것보다 대통령 행사했다는 실적은 평생 가기 때문이다.”(H기획사 이사)

정부 사업 70%, 민간사업 30%를 해오던 J기획사 대표는 코로나19로 민간사업 수주가 모두 끊겼다면서 “정부 사업만 믿고 입에 풀칠하고 사는데, 이런 식의 ‘특혜’로 공정과 기회의 균등이 무너진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행사 업체들의 의욕을 끊고 좌절로 내모는 형국 아니냐”며 “다음 정부 사업 입찰을 앞두고 손이 떨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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