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6조원대 자산가인데 '승려의 삶' 택한 외아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6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산을 포기하고 승려의 삶을 택한 벤 아잔 시리파뇨. /사진=유튜브 채널 Abhayagirl Buddhist Monastery

6조원에 달하는 재산 대신 소박한 승려의 삶을 택한 말레이시아 재벌 2세가 화제가 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1일 태국에서 승려 생활을 하는 벤 아잔 시리파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의 3대 부호인 아난다 크리슈난의 외아들이다.

크리슈난은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로 자산이 50억 달러(약 6조원)에 이른다. 그는 통신, 미디어, 석유 관련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사업가로, 시리파뇨 외에 두 명의 딸을 두고 있다.

이런 아버지를 둔 '재벌 2세' 시리파뇨가 영적인 삶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어렸을 때였다. 그는 18살 때 태국 왕족 혈통을 가진 어머니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태국을 방문했으며, 당시 찾아간 사찰에서 수도승으로서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시리파뇨는 이후 승려의 길을 가기로 결정하고 20년이 넘도록 승려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현재 태국의 한 수도원에서 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파뇨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SCMP는 그가 어린 시절을 영국에서 보낸 덕분에 다른 문화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8개국어를 한다고 전했다.

시리파뇨는 속세를 등졌지만 가족과의 만남은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끔 아버지를 만나며, 한 번은 이탈리아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가족 소유의 자가용 비행기를 타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시리파뇨의 아버지는 외아들의 선택을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막대한 재산을 포기하고 영적인 삶을 택한 시리파뇨를 '현대판 싯다르타'라 칭했다. 싯다르타는 불교의 교조인 석가모니의 출가 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