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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최태원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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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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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주식시장의 주인공은 개미다. 전통의 규칙과 질서를 흔든다. 외국인이 팔면 주가가 떨어지는 한국 증시의 법칙을 깼다. 조직화되지 않은 개인은 ‘동학 개미’란 자랑스런 타이틀을 얻었다.

애국적 느낌이 강한 ‘동학’ 타이틀이지만 실제 ‘동학 개미’는 글로벌하다. 코로나 팬더믹 속 기존 질서는 단절되지만 전세계 개미들은 언택트하며 함께 움직인다.

로빈후드(미국), 닌자개미(일본), 인민개미(중국) 등은 젊고 역동적이다. 로빈후드 가입자의 평균연령은 30대 초반에 불과할 정도다.

투자 방식도 과거 기준으론 이해가 안 된다. 전통적 기업 실적 분석틀로 보면 위험한 곳에 몰려간다. 시장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은 혀를 차는 단계를 너머 멘붕에 빠진다. 자산운용사 대표는 “무섭다. 기존 틀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개미들에게 PER(주가수익비율) 등은 올드하다. 대신 PDR(Price to Dream Ratio·꿈 대비 주가비율)이 등장했다. 막연한, 허황된 꿈이 아니다. 과거, 현재의 가치를 토대로 한 ‘미래 지향’에 베팅한다. 전통의 자동차 회사 포드보다 니콜라와 테슬라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테슬라·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동학 개미들이 사들인 해외주식 리스트를 보면 세계 상위 기업 순위와 일치한다. 직관적으로 꿈, 미래만 쫓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히려 객관적으로 세계를 본다. 기술을 먼저 안다. 기술을 토대로 하지 않으면 바로 외면한다. 실적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실적만 보지 않는다. 사회적 가치, 변화 가능성 등의 총합이 곧 기업 가치라는 것을 몸으로 안다.

# 새로운 질서와 규칙이 형성되는 시점이자 지점이다. 과거의 시선으로 보면 ‘물욕덩어리’같지만 실제 ‘젊은 동학 개미’는 새로운 질서 속 변화를 꾀하는 존재들이다. 새롭지 않으면 개미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이는 곧 시장의 외면을 뜻한다.

그렇다고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 ‘새로운’ 것만 탄생할 수 없다. 시대와 호흡하며 조응할 수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

2020년 최대 화제작 SK바이오팜을 보자. 바이오 열풍, 바이오 수혜 등으로 해석하는 것은 단편적이다. 오히려 SK그룹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객관적 열광으로 읽힌다.

시장은 이미 안다. SK그룹의 시가 총액은 10년만에 3배 이상 늘었다. 2009년말 40조원에 못미쳤던 SK그룹 시가총액은 2020년 7월 기준 136조원을 웃돈다. 우연이 아닌 변화의 결과물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 흐름을 ‘잘’ 잡아낸다. SK 가치를 반도체, 통신, 바이오 등의 실적으로만 따지지 않는다. 사회·문화적 가치, 변화와 혁신의 가치 등을 살펴본 뒤 미래에 투자한다.

#앨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로부터 테슬라와 아마존을 보듯 SK의 변화는 최태원 회장의 작품이다.

이른바 ‘최태원 시프트(Shift)’ 성공으로 SK는 ‘전혀 새로운’ 기업이 됐다. 석유, 섬유는 잊혀졌다. 더 이상 SK텔레콤만 바라보지 않는다. SK하이닉스, SK바이오팜 등으로 포트폴리오 시프트를 이뤄낸 것은 기본이다.

결단하고 마무리하고 앞으로 간다. 하이닉스 인수, 도시바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흔한 지주회사로 첫 전환한 것도 그의 결정이다.

2017년엔 회사 정관을 바꾼다. ‘이윤 창출’을 빼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넣는다. 행복을 경영의 중심에 둔다. 가치의 시프트다. 재벌 2세의 허세라는 일부 비아냥도 없지 않았지만 미래를 본 기업가의 혁신이었다는 것은 SK의 현재가 보여준다.

사내 대학 ‘mySUNY(써니)’, 주4일 근무 실험 등은 문화 시프트다. 젊은 층에겐 당연한, 구질서엔 ‘파격’인 ‘최태원 시프트’는 진행 중이다. 멈추지 않고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를 지속한다.

그렇게 SK는 점차 젊어지며 시대와 호흡한다. 동학 개미가 시장 질서를 흔들며 새로운 주체가 되는 시점, 재계 맏형이 미래를 꿈꾸는 혁신가인 것은 한국 경제나 시장에 행운이 아닐까. 동학 개미의 진화와 ‘최태원 시프트’의 또다른 10년이 기대된다.
[광화문]'최태원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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