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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척이라도 해"…녹취록에 담긴 한동훈의 승부수[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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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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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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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사회가 완벽하고 공정할 순 없어. 그런 사회는 없다고. 중요한 건 국민들이 볼 때 공정한 척이라도 하고 공정해 보이게 라도 해야 돼. 그 뜻이 뭐냐? 일단 걸리면 가야 된다는 말이야. 적어도 걸렸을 때, '아니 그럴 수도 있지'하고 성내는 식으로 나오면 안 되거든. 그렇게 되면 이게 정글의 법칙으로 가요. 힘의 크기에 따라서 내가 받을 위험성이 아주 현격하게 (커지는 게) 공식화되면 안 되는 거거든. 일단 걸리면 속으로는 안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미안하다 하거나 잠깐 빠져야 돼."(채널A 전 기자 녹취록에 나오는 한동훈 검사장 발언)


(과천=뉴스1) 안은나 기자 = 부산고등검찰청 차장에 발령이 난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10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보임 신고식을 마친 후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1.10/뉴스1
(과천=뉴스1) 안은나 기자 = 부산고등검찰청 차장에 발령이 난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10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보임 신고식을 마친 후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1.10/뉴스1
피의자들이 범죄를 공모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나눈 대화의 일부가 뜻밖에 '어록'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한동훈 검사장이 부산고검에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만나 대화를 나눈 '부산고검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면서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는 '검언 유착' 수사의 피의자다. 부산고검에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검찰이 이 전 기자의 구속영장에 핵심 범죄 사실로 기재했다. 법원 역시 이 전 기자의 영장 발부에 이를 주요 근거로 판단했으며 나아가 한 검사장의 공모 가능성을 판단한 핵심 증거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기자 측이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 검사장과의 공모 관계를 부인하고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특히 한 검사장과의 공모 관계를 기정사실화하는 두 차례의 방송 보도로 인해 이 전 기자 측은 두 차례에 걸쳐 녹취록을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녹음 파일까지 공개하면서 이날 나눈 대화가 범죄 공모를 위한 목적이 아닌 '환담'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캐려는 이 전 기자에게 "그런 거는 해볼 만하다" "그런 거 하다가 한두개 걸리면 된다"라고 건넨 말을 근거로 강요미수 공모 관계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공개된 녹취록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더욱 끈 것은 권력에 대해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의 말이었다.

한 검사장은 검찰개혁을 앞세우며 사실상 검찰 수사를 축소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정책에 대해 "딱 하나다. 무조건 권력 수사를 막겠다. 그런 일념밖에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공소장 공개 금지 방침에 대해서도 "'일개 장관'이 헌법상 국민의 알 권리를 포샵(포토샵)질을 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고검 녹취록 공개는 벼랑끝에 몰린 한 검사장의 승부수란 게 검찰 안팎의 지적이다. 법원이 이 전 기자가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법조계에선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더구나 영장 발부 사유로 한 검사장과의 공모 관계가 언급되자 '검언유착' 의혹 수사가 한 검사장을 겨냥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 전 기자가 구속된 후 한 검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와 신병 확보 시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녹취록 전문 공개는 일종의 여론전인 셈이다. 검찰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가 왜 피의자가 됐는지, 녹취록 전문으로, 음성 파일 속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앞서 한 검사장은 지난 13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며 "이 사건은 특정세력이 과거 특정수사에 보복하고 총선에 영향을 미치고자 소위 '제보자X'를 내세워 '가짜 로비 명단 제보'를 미끼로 기자를 현혹, 어떻게든 저를 끌어들이기 위해 집요하게 유도했으나 실패했고, '유모씨에게 돈 안 줬어도 줬다고 하라'는 등 존재하지 않는 녹취록 요지를 허위조작해 유포한 '공작'이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검찰의 수사를 받는 엘리트 검사, 권력의 편에 선 검찰과 권력의 눈밖에 선 검찰 중 국민들은 누가 더 정의로운가라는 잣대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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