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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포인트 가면 부동산 투자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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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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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부동산 문제는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에 답이 있다…규제만으로 집값 잡을 수 없어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부동산 문제가 점입가경이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는 이미 22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고, 금단의 영역이었던 그린벨트 해제까지 논란이 됐으며, 그토록 막았던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다시 완화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나아가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회는 물론 청와대와 공공기관까지 모두 세종으로 옮겨야 한다면서 해묵은 행정수도 이전 이슈까지 들고 나오면서 일각에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수도를 옮기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 정도면 가히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지금 최고의 민생 입법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무려 9번에 걸쳐 수정을 거쳤다는 대통령 연설문에 최대의 과제가 부동산 대책이라고 밝힌 것만 보더라도 부동산 문제가 정부와 국회를 막론하고 해결해야 할 최대의 국가적 현안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그동안 정부와 여당의 접근 방식은 초지일관 시장 규제 강화와 징벌적 세금 부과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다주택자의 투기적 수요를 막고 불로소득을 환수함으로써 이를 견디지 못해 나오는 매물을 통해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추진된 2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정책들은 결과적으로 의도한 바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 지금에 와서 부랴부랴 그린벨트에 세종시 이전까지 마구 던지면서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것만 해도 이미 기존에 추진했던 부동산 정책들이 효과가 전혀 없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수많은 부동산 정책들은 왜 효과가 없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를 지적할 수 있겠으나, 단순하게 보자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얻는 기대수익이 다른 어떤 투자보다도 가장 크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지난 22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서울 시내 34개 대규모 아파트 단지 8만 여 세대의 집값은 문재인 정부 임기 초인 2017년 5월 8억4000만원에서 지난 5월 12억9200만원으로 3년간 무려 4억5000만원(53%) 올랐다고 밝혔다. 물론 세대와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여기 8만 가구 중 하나에 투자했다면 매년 평균 1억5000만원에 해당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넘쳐나는 유동성이 서울 아파트로 몰려드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웬만한 대기업 연봉보다 높은 1억5000만원의 합법적인 수익을 매년 기대할 수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남들보다 먼저 뛰어드는 게 현명한 투자 방법이고 이를 손가락질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

시장경제에서 수익이 많이 나는 곳에 반드시 돈은 몰리게 돼있다. 그럼에도 부동산 투자자들을 모두 불법적인 투기꾼으로 몰아 세우고 징벌적 무거운 세금과 강한 규제로만 막고자 하는 것은 경제시스템을 역행하는 부자연스런 일이며 결국 시장과 불협화음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규제와 세금으로 집값을 때려잡겠다는 정부는 이제 접근 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 그것은 부동산보다 더 높은 기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른 투자기회를 활성화하는 것이며 그 대상은 바로 주식시장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주재한 수보회의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생산적 부분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게 우리 경제를 튼튼하게 하며, 경제 회복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말했다.

지난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이른바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이른바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주식에 대한 이야기가 적잖이 오갈 정도로 실제로 주식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말 2935만개였던 국내 증시 활동계좌는 2020년 6월말 기준 3208만개로 무려 9.3%나 증가했다.

하지만 막상 자금이 풍부한 다수의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보다는 해외 주식시장을 더 선호한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유수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있고 기술력과 경쟁력까지 갖춘 유망한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음에도 해외 주식시장으로 투자금이 몰려가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투자 규모도 작고 늘상 단타 매매가 극성인데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과 환율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는 취약한 시장인 반면, 해외 주식시장은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여긴다.

지난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중 예탁결제원을 통한 외화증권 결제금액이 작년 하반기 대비 63.4% 증가한 1424억4000만달러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709억1000만달러로 직전 반기보다 무려 209.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에 몰려갔는지 잘 보여준다.

해외주식은 환전수수료는 물론이고,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 수수료율로 높고 투자 수익에 대한 기본공제 규모도 연 250만원으로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선 20% 양도세가 매겨진다. 이러한 높은 비용에도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시장에 몰려가는 것은 그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달 정부는 안 그래도 취약한 국내 주식시장에 느닷없이 연 2000만원 이상의 양도차익에 대해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금융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최근 여론의 반발로 그 한도를 5000만원으로 상향하긴 했으나,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장려해도 모자랄 판에 없던 세금을 물리려는 과세 방침은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는 넘쳐나는 유동성을 부동산과 해외 주식시장으로 쏠리도록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꼴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획일적인 규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3000조원에 달하는 시중 유동성이 서울 아파트 대신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면 부동산으로만 쏠리는 투자 수요를 완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주식 장기보유특별공제나 장기 배당수익에 대한 비과세 등 다양한 세제상의 혜택을 파격적으로 확대한다면 국내 주식시장도 장기투자가 정착될 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 수요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

앞으로 코스피가 3000포인트 이상 상승한다고 믿는다면, 부동산에 투자할 사람이 지금처럼 많지 않을 것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7월 24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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